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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만들어진 신 - 인간의 믿음에 대한 질문

by jisungStory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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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인간의 믿음에 대한 질문

 

 분량도 많고 어려운 책입니다. 주제도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종교를 가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기에 신적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주변에 다양한 종교를 가진 친구들이 있어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워들은 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친구들의 초대로 그 종교들의 종교행사에 참석해 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뿐 그 신앙을 가져야겠다거나 신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신’에 대한 경험은 여기까지 입니다. 살면서 신적 존재를 경험하거나 종교에 귀의할 만큼 강렬한 경험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적 존재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가져 본 적도 없습니다. 

만들어진 신



 이 책은 그 전체 내용이 신의 존재에 대한 반론을 제기 하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근거로 반론을 제기하고도 하고, 주장의 모순을 이끌어 내어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논증의 전개입니다. 

  신앙에 관련된 주장들은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신념을 인정받을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자칫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자의 입장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에 대해서 아마도 저자는 인정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피엔스’의 가장 뛰어난 점 중 하나인 ‘상상력’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무기이긴 하지만 과학적인 사실이 될 수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피엔스’의 상상력은 그동안 많은 과학적 사실들을 왜곡해 왔습니다. 일상에서도 그런 잘못된 믿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숙부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왜 다 깍지 않았냐고 물으셨습니다. 아이의 머리숱이 많지도 않고 여자아이의 머리를 다 깎아 버리는 것이 마음에 걸려 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숙부 님께서는 그래서 머리를 더 깎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머리를 한번 밀고 나면 머리숱도 풍성히 지고 많이 난다고 하시며 제 딸의 머리카락에 살짝 집착하셨습니다. 하지만 머리를 다 깎는다고 머리카락이 더 자라지는 않습니다. 유전적인 형질이 머리를 다 깎는 후천적인 노력을 더 자라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복잡성이 아마도 이런 ‘사피엔스’의 능력을 강화 시킨건 아닐까 합니다. 아직 이 세상은 작은 행성에서 살고 있는 하나의 종일뿐인 ‘사피엔스’에게는 너무 넓고 복잡합니다. 그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지식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피엔스’가 알고 있는 지식의 총량은 전 우주의 원리의 일부만 밝혀 냈을 뿐 모르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 미지의 영역은 두려움이란 감정으로 채워지기 쉽습니다. 두려움은 ‘사피엔스’에게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그 미지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 그들은 크게 두 가지의 방법으로 그 두려움을 극복을 시도합니다. 첫 번째는 ‘지식의 탐구’ 두 번째는 ‘상상력’의 활용입니다. 

 첫번째 방법인 ‘지식의 탐구’는 과학으로 대표되는 지적 활동입니다. ‘상상력’뿐만 아니라 ‘사피엔스’가 가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활동들이 동원됩니다. 미지의 영역을 직접 찾아 가 보기도 하고 다양한 실험으로 부족한 근거를 채우기도 합니다. 그 여정 또한 생명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것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두번째 방법인 ‘상상력’의 활용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어느 장소에서든 살아 있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면 인간은 과거에 있었던 일을 혹은 미래에 있을 일들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상상력이 때로는 엄청난 진보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상상력은 이 우주를 바라보는 ‘사피엔스’의 관점을 바꾼 거대한 발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발달된 상상력은 빛과 그림자를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잘못된 상상력의 활용은 수많은 생명을 빼앗아 갑니다.  근래 역사에서 가장 잘못된 ‘상상력’을 발휘한 인물은 ‘아돌프 히틀러’ 일것입니다. ‘유대인’을 ‘악’으로 상상한 그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행동을 명령하고 그것을 옳은 일이라 믿었습니다. 전쟁에서 패배해 기울어져 가는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죄도 없이 사라져 갔는지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피엔스’의 믿음의 결정체인 ‘신’이란 존재가 얼마나 근거가 부족한지 논증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조사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현실 종교에서 주장하고 있는 ‘신’이라는 존재가 사실은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걸 길게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또한 무신론자여서 그런지 그런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당연한 사실을 이렇게 까지 길게 근거를 들어 하나하나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아직 그런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때문일 겁니다. 

 사실 그런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상상력’은 편합니다. 어떤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을때 다 ‘신’으로 상징되는 절대적인 존재의 탓으로 돌려 버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원인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다음에 또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신’의 변덕으로 돌려 버린다면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효율적이긴 하지만 위험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이제 부터는 선택의 영역에 들어서게 됩니다. 유한한 시간만 이 공간을 점유하며 살수 밖에 없는 ‘사피엔스’에게 그 유한한 ‘시간’과 ‘에너지’라는 자원을 ‘지적 탐구’에 사용할 것인가 전적으로 ‘상상력’에 의지할 것인가는 선택의 영역입니다. 그 어떤 선택도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입니다. 
 
 다만 준비 해야 합니다. ‘사피엔스’에게 외부 세계는 언제나 생존을 위협하는 조건을 제시해 왔습니다. 힘의 우위에 있던 육식 동물들을 거의 제거해 버린 지금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번성하고 있는 종은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하지만 육식 동물만이 위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스스로가 스스로의 위험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이제 외부의 적보다 스스로를 경계해야 하는 지점에 도달한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외부 세계의 적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를 경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죽음에 이릅니다. 거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뿐 한 번도 나의 눈으로 내 모습을 제대로 관찰하는 기회는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런 유한성을 지닌 스스로를 인정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어려운 책입니다. 사실 이 책 내용의 삼분의 일도 다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양도 많을 뿐 아니라 그 주장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식도 많이 필요 합니다. 하지만 그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는 여정에서 얻게 되는 지적인 성취감도 큽니다. 

 인간의 믿음에 대한 돌직구를 던지는 책 ‘만들어진 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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