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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by jisungStory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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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haron McCutcheon  on  Unsplash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책을 읽어 나간다는 것은 하나의 또 다른 세상을 맞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책이 있고 그 책들 하나하나가 그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하나의 세상과 같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다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를 방문하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다른 세계관을 지닌 책을 만나면 그 책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 시간동안 우리는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간편하게 영화를 볼 수도 있고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라는 발달된 서비스도 있어서 원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책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만나는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힘듭니다. 문자를 읽고 그 의미를 해독해서 이해한다는 활동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애를 써서 읽은 책은 며칠이 지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쓸때 없어 보이는 이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나의 세계에 도착하게 됩니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의 끝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나만의 세상의 끝에서 내 세상을 되돌아 봄으로서 다른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책은 내 세상의 경계선까지 이끌어 줍니다. 얼마든지 편안하게 안주 할 수 있는 나의 세상이 아닌 불편하고 힘들게 내 세상의 끝까지 나를 이끌고 와 다른 세상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저는 끊임없이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읽는 책들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이번에 읽은 책은 제목도 이해하기 힘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정신’ 입니다. 막스 베버의 논문으로 1904년 에서 1905년에 ‘사외 과학 및 사외 정책 논총’이라는 학술지에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이 2020년이니 116년 전에 발표된 논문입니다. 100년도 더 된 책이 이직도 출간되고 있다는 것은 그 책의 내용이 고전으로 평가될 만큼 가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논문으로 개재된 글인 만큼 내용 어렵습니다. 우선 많은 개념어들이 등장합니다. 주제라고도 볼 수 있는 ‘자본주의 정신’부터 ‘유물론’, ‘공리주의’등등 철학사에 대한 이해와 서양 역사에 대한 기본적이 이해가 없다면 이 책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은 논문인 만큼 사실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중간중간에 요약해서 앞의 내용을 짚어 주기도 하고 그 시대에 태동하기 시작한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관점도 현대의 어느 철학자의 통찰보다 뛰어난 시대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본주의 정신’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명쾌하게 정의된 문장을 찾기는 어려웠지만 아마도 ‘막스 베버’가 말하는 ‘자본주의 정신’은 다음이 아닐까 합니다. 

이 “탐욕의 철학”의 두드러진 특징은 신용이 있는 신사의 이상, 그리고 특히 그 신사의 삶의 목적으로 전제되고 있는 자본증식에 대한 관심을 인간 개개인의 의무로 보는 사고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P 67 

 

 현재 2020년의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는 “자본주의” 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이 나라는 많은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자본주의”의 아래에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국가가 아닌 OECD 가입국가중 하나로 다른 나라를 도와줄 수 있는 입장에 까지 서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전 저는 “자본주의”의 모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 위의 문장을 통해 그 바닥을 바라본 느낌이었습니다. 왜 기업들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려고 할까? 왜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돈을 모으려고 할까? 하는 근원적인 의문은 저 문장 하나로 해결되었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탐욕이 아닌 이 “자본주의”가 그것을 개인의 의무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라고 상투적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정의를 마주 한 순간 개인의 탐욕을 나무랄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이 국가가 정하고 있는 공통의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이 법칙을 따라야만 합니다. 결국 그 탐욕스러운 인간이 바로 나이고 그 탐욕 덕분에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탐욕스럽지 않으니 다른 사람을 비난할 수 있어” 같은 말은 모순이 되어 버립니다. 이미 우리는 탐욕의 끝으로 향하는 브레이크 풀린 자동차를 함께 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에는 기독교의 한 분파인 “프로테스탄트”가 들어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프로테스탄트”가 함께 언급되어 있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교도”의 나라인 미국에서 발달하게된 “자본주의”가 이제는 전 세계를 이끄는 체제가 된 것을 보면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질주하는 탐욕을 청교도의 금욕주의를 통해 통제하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미국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신교의 세속적인 금욕주의는 한편으로는 재산을 절제함이 없이 사용해서 향락을 누리는 것에 대항해 싸웠고 재화의 소비를 억제했으며 특히 사치스러운 소비를 금지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P.351

 

 어쩌면 우리는 자본주의의 끝에 서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종교의 힘으로 질주하는 탐욕의 자동차를 막아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한계를 모르고 질주하는 자동차는 어디에서 멈추게 될까요? 

 저자인 ‘막스 베버’는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은 100년 전의 저자와 현재의 그 어느 석학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만 현재의 상태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인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멈추어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멈춤”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쉽지 않은 책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자본주의”의 그늘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이 그 철학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 압도되어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그런 압도되는 삶에서 잠시 “멈춤”을 주는 휴식이 되어줌과 동시에 그 시간 동안 인식의 범위를 넓혀 주는 기회가 되어줍니다. 

 이 세상의 본질을 한번더 생각하게 해 준 “ 프로 테트 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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