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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암흑의 시대 빛난 지식인의 양심

by jisungStory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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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an Meyers  on  Unsplash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암흑의 시대 빛난 지식인의 양심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록한 책들을 읽을 때면 현대에 태어난 것이 정말 다행이다 느낄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이라고 할 수 있는 몇십 년 전만 해도 이 나라는 독재정권의 아래에 있었고 그 전에는 심지어 나라도 없었습니다. 더 이전에는 인권 따위는 개념조차 없었던 왕조 국가에서는 그 보다 더한 환경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노력 덕분에 현대의 개념에 걸맞은 인권이 보장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민에게 부여된 많은 권리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이 책은 1500년대의 종교개혁가로 잘 알려진 ‘ 장 칼뱅’과 그의 권력을 비판 했던 ‘세바스티안 카스 텔리오’의 이야기입니다.  서양 역사에 대해서 깊이 알지 못해서 ‘칼뱅’이라고 하면 ‘종교 개혁가’로 만 알고 있었습니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주는 진보적인 의미 덕분에 저는 그저 오래된 답습을 혁신하여 좋은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려고 했던 종교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묘사된 ‘장 칼뱅’은 자신의 믿음에 사로 잡힌 광신도처럼 묘사됩니다. 

  ‘칼뱅’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극에 달하는 것은 ‘미겔 세르베투스’를 ‘화형’시키는 장면에서 입니다. 현대에서는 폭력적인 테러집단에서나 활용하는 잔인한 방법을 종교인이 사용했다는 것 부터 충격적입니다. 그리고 그 죄목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책을 출간했기 때문이라면 더욱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 사건은 그 시대에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있기 전에도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믿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죽어야 했던 수많은 생명에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이 시대의 양심적인 지식인이었던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는 그런 ‘칼뱅’의 종교 독재에 반기를 듭니다. 그를 비판하고 고발했습니다. 그리고 재판을 통해 그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독재 권력을 쥐고 있는 상대와 싸우기에 지식인의 양심은 방패가 되어 주지 못했습니다. 갖은 핍박 속에 48세의 나이로 ‘카스 텔리오’는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삼단 논법’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소크라테스가 개발했다는 이 논법은 세단계의 과정을 통해 논리적 정합성에 도달하는 매우 단순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명제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1.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2. 사람은 죽는다.
3.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죽습니다. 독재에 저항했던 ‘카스텔리오’도 죽었고, 독재 권력을 휘둘렀던 ‘칼뱅’도 죽었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한계가 있고 그 생명이 허락하는 시간의 범위 안에서만 숨 쉬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에 적용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독재 정치’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그 체제는 그 사람의 생명으로 한정되는 한계를 갖게 됩니다. 물론 다음 세대가 물려받아 그 정치를 이어 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어진 정치체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기록된 수많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진리를 구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그것을 말하는 것은 절대로 범죄가 아니다. 아무도 어떤 신념을 갖도록 강요당해서는 안된다. 신념은 자유다.

-세바스티안 카스텔리오 1551

 

 다른 의견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카스 텔리오’식 답변입니다.  현대에 와서는 다양한 의견을 갖는 것이 당연한 시민으로서의 권리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왜 현대에서는 이렇게 ‘다양성’에 대해 강조하는 세상으로 발전하게 된 걸까요?  아마도 그것은 ‘다양성’이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 이기 때문일 겁니다. 

 인간도 하나의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입니다. 물론 인간을 동물과 동급으로 두고 생각하는 관점도 현대에 들어서 생겨난 관점입니다. 그 전에는 인간이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고 그런 사고 방식이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우리는 배우게 되었습니다. 인간 역시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과 같은 규칙을 적용받는 하나의 종일뿐입니다. 그런 생명들은 각자의 생존 전략이 있습니다. 그중 한 가지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다양성’을 확보는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외부의 충격에 있어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 절멸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 사례중 가장 극단적인 사례를 ‘잉카제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크게 번성하였던 ‘잉카제국’은 그 일대를 지배하는 거대한 왕국이었습니다. 수많은 군사들을 거느린 장군들도 있었고 다른 부족 국가들을 지배하는 정치체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국은 수백의 스페인 군사들에 의해 점령당합니다. 무기체계 전염병 등 다양한 요인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잉카’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데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다양성’을 확보 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습니다. 다양한 책이 자유롭게 출간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그 어느 시기보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현대보다 더 쉬웠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 접근성은 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욱더 쉬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무분별하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 들이다 보면 잘못된 정보마저 내면화하게 됩니다.  무비판적인 수용은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하게 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그 정해진 기준이 모호해서 끊임없는 학습과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현대에서 시민으로서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얇지만 쉬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는 비수 같은 문장들이 잠자고 있던 정신에 꽂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섬뜩한 그 시대의 상황이 읽는 내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이 그대로 현대의 상황에 투영되고 있음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시대를 넘어 질문을 던지는 책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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