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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시민의 불복종 - 깨어있는 시민의 자세

by jisungStory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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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onan Furuta  on  Unsplash

 

시민의 불복종

깨어있는 시민의 자세

 

 어린 시절부터 자주 듣던 말이 있습니다. ‘어른들 말씀을 잘 따라야 한다.’ 여기서 어른은 나이가 듦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직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라야 하고, 학생이 되면 선생님, 직장인이 되면 상사의 말씀을 잘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잘 따라야 한다는 맥락에는 순종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맥락 안에는 큰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물론 앞선 세대의 말을 잘 듣는것은 중요합니다. 그들이 겪었을 시행착오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배우는 것은 앞으로 살아 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다른 이의 삶은 내 삶의 참고가 되어줄 뿐 그들의 삶이 내 삶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은 그들이 아닌 ‘나’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의 배움이 끝나는 시점부터 ‘나’의 삶은 그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 됩니다. 

시민의 불복종



 이 책은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것입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1817년부터 1862년까지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좋은 학교를 나왔지만 그의 지식을 활용하여 부를 쌓거나 명상을 쌓아서 유명해지는 것보다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월든’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시민의 불복종’은 ‘인두세’를 내기를 거부하여 감옥에 갇혔던 그의 경험을 서술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국가라는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한국은 갑자기 현대를 맞닥드린 나라 입니다. 제가 배운 한국의 역사는 조선이 망하는데서 가장 극적으로 바뀝니다. 조선은 그 성립 초기에 뛰어난 나라였습니다. 왕이 있기는 했지만 탄탄한 정부 조직을 통해 그 권력을 견재하고 학자 들을 대거 등용하여 국가를 운영함에 있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통치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시스템이 붕괴되었습니다. 왕권과 신하들 사이의 균형은 깨어지고 일부 집안에서 그 권력을 독점하게 됨으로써 급변하고 있던 세계정세를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나라가 망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탈의 세월을 견디다 일본의 패망과 함께 현대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자유주의와 시민의식등 다양한 철학적 논의와 함께 개인의 정신이 논의되고 있을 때 한국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열강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외부적인 부침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런 생존을 향한 힘겨운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의식’을 갖춘 시민들이 나타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원이 부족한 나라의 가장 큰 자원은 ‘사람’이기에 우리의 부모님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쟁적으로 자식들을 교육시켰고 그 결과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성장을 위해 생존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했던 지난 시간 동안 개인의 정신은 뒤로 미뤄둬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보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나의 가족의 생계를 챙겨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의 역사를 통해 이제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공동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치가 부를 창출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개인을 보다 커다란 독립된 힘으로 보고 국가의 권력과 권위는 이러한 개인의 힘으로 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에 알맞은 대접을 개인에게 해줄 때까지는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화된 국가는 나올 수 없다.  

시민의 불복종 p.68

 

 저자는 국가의 힘이 시민으로 부터 나온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국가에는 살아 있는 ‘왕’이 통치하는 국가체제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민주공화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국가의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헌법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제1조부터 정의하고 있습니다. 

 비록 헌법에서 그렇게 정의하고 있다고 해서 시민이 올바른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 정해진 문장은 능력있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얼마든지 왜곡되어 활용될 수 있습니다. 헌법은 저렇게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지만 그 세부 조항들은 어려운 법률용어들 그리고 그 보다 더 어려운 법리로 감싸고 또 감싸져 있습니다. 거기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그로 인해 목숨까지 잃는 일들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 모든 억울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하기 위한 단 하나의 열쇠는 ‘깨어 있는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그 변화는 그 시대의 정신도 함께 변화시킵니다. 동일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을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가 있습니다. 그 어떤 시대가 되었든 간에 사람의 사회에서는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시민의식을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깨어있는 시민의식의 단서를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좀 융통성이 없어 보이는 저자의 행동이긴 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패기는 현대의 시민으로서 본받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저는 저자만큼 용기 있는 사람이 되지는 못할 것 같지만 그의 정신 만은 존경할 만합니다. 

 현대의 시민의 자질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책 ‘시민의 불복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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