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과학
행복한 삶에 대한 단서
벚꽃은 아름다운 봄의 귀환을 알리고 있지만 파괴되어 버린 일상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파괴되어 버린 일상 속에서 다시 글을 쓸 시간을 내는 것에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 실패와 성공의 과정 속에 지쳐 버린 몸과 마음을 다독일 탈출구가 필요했습니다. 그 탈출구로 선택한 책은 ‘마음의 과학’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에 의해 감금 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동안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당연히 쉬어야 하는 어린이집 덕분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은 기회로 받아 들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일상 속에서 정작 제가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들이 뒤로 미뤄지기 시작하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하루 한편 글을 쓰는 것조차 한 살, 세 살 아이를 돌보는 것과 병행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짧은 글로 이루어진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짧은 시간 안에 읽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완독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버렸습니다.
핑계는 이쯤 마무리하고 이 책에 대해서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이 시대(21세기)의 주목받는 학자들의 글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스티븐 핑거’의 글을 서두로 해서 인간의 정신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분들의 그간의 연구들에 대해 서술되어 있습니다. 여러 분의 글이 모여 있는 만큼 그 글들의 주제가 들쭉날쭉 한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글 간의 난이도나 연구 분야도 달라서 연속해서 읽기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편씩 읽고서 그 글에 대한 의미를 마음속으로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글들은 이 분야의 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업적을 간략하게 설명한 글들입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들도 있었지만 어떤 글은 이해하기 힘든 글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글은 “에우다이모니아: 좋은 삶”이라는 제목의 ‘마틴 셀리그먼’의 글이었습니다.
펜실베니아의 심리학자라고 짧게 설명되어 있는 이 분은 구글의 힘을 빌려 검색해보면 긍정의 심리학이라는 TED 강의도 있을 정도로 꽤나 유명한 분이십니다. 연구하시는 분야가 인간 정신의 밝은 분야라서 그런지 읽는 내나 무언가 좋은 에너지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육아에 있어서 자신의 실수도 그대로 인정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열려있는 자세의 학자는 어때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을 요약하자면, 가능한 많은 즐거움을 얻고 그것을 증폭시키는 기술을 얻는 ‘즐거운 삶’과 자신의 대표 강점을 알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재현하는 ‘좋은 삶’이 있다.
마음의 과학 p 69
행복한 삶을 이렇게 까지 간략하고 명쾌하게 정의한 문장을 저는 지금까지 만나본적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정의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신의 주관적인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타인이 정의한 ‘행복’을 추구하느라 시간을 허비해 버리고 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싶다는 열망만 있을 뿐 그 ‘행복’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연구하는 사람도 드뭅니다.
저자는 행복을 두가지로 나눕니다. ‘즐거운 삶’과 ‘좋은 삶’ 그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도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세상의 다른 어떤 활동보다 즐거워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사용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자원의 낭비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취미들이 그런 양면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가치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 가장 즐거웠던 부분은 마지막 즈음에 ‘줄리언 제인스’를 만났을때 입니다. 아마도 이글의 저자인 “마틴 셀리그만” 과 함께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일했던 것 같습니다. “의식의 기원”을 읽었던 기억들이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줄리언 제인스’가 경험한 ‘도마뱀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본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먹이를 먹지 않고 죽어가고 있던 도마뱀에게 ‘줄리언 제인스’는 다양한 먹이를 주면서 도마뱀을 머깅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읽고 있던 “뉴욕 타임스”로 샌드위츠를 덮게 되었고 그것을 본 도마뱀은 슬금슬금 다가와 뉴욕타임스를 찢고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도마뱀과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는 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으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의 어느 지점에서 본능을 억제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문명을 이루는 하나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도마뱀은 어쩌면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긴 시간의 진화를 거쳤지만 의식을 진화시키기보다는 자신의 본능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아마도 도마뱀의 조상들이 살았던 환경에서는 그것이 생존을 하기에 더욱 적합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도마뱀들을 호모 사피엔스는 열등하다며 무시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정신 질환을 앓고 스스로의 본성이 무엇인지 모른 채 평생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를 도마뱀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호모 사피엔스가 지금과 같은 ‘의식’을 갖게 된 것도 아마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일겁니다. 아무런 무기가 없는 그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혜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어야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지구를 벗어나 우주까지 그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려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해에 대한 단초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그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지 않습니다. 학습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 때문에 타인의 ‘행복’을 학습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 ‘타인’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발달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행복’이 마치 공통의 행복인양 생각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같아 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다른 개체입니다. 그리고 그런 다양성이 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기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타인의 행복이 아닌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정신에 대해서 이해하려다 행복한 삶에 대한 단서를 얻게된 ‘마음의 과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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