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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의식의 기원 - 인류 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by jisungStory 201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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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기원

 

의식의 기원

인류 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가끔이지만 제가 읽을 책을 딸아이가 골라주기도 합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그날 짬이 날 때마다 읽을 책을 한 권씩 집어 들고나가는데 그 모습을 본 딸아이가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말로 ‘이거’ 하면서 집어 주곤 합니다. 어떻게 알고 고르는 건지 모르고 고르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딸아 아기 골라준 책들은 하나 같이 어려워서 읽기를 차일피일 미루던 책이었습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출근길에 딸아이가 골라준 책 두 권은 위대한 개츠비와 이 책 의식의 기원이었습니다. 

 이 책은 줄리언 제인스 라는 심리학 교수님이 인류의 의식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하는 것을 연구한 것입니다. 살면서 한 번도 ‘의식’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없는 저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발전해 갔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 책은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바로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입니다. 주제 부터 우선 일반적인 사람들이 고민해본 적이 없는 주제일 뿐 아니라 그 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가지 어려운 개념어들을 설명하고 그것을 다양한 비유를 통해 또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설명이 지금 제가 사유하는 방식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고 또 글을 잘 쓰셨기 때문에 점점 재미있게 읽게 되는 신기한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인류가 양원적 정신에서 주관적 정신으로 변해 갔다고 합니다. 우선 양원적이라는 정신상태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관적이지 않다 라는 것에 방점을 두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관적인 정신세계 속에 살고 있는 제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들은 옷을 입는 것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합니다. 발가벗은 상태에서도 부끄럽다는 생각 없이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발가벗고 다니면 경찰이 잡아가지요. 우리는 언제부터 옷을 입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요? 

 끊임없는 교육의 결과로 사람들은 옷을 입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옷을 입어야 한다.’라는 명제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주입된 생각일 겁니다. 삼십년 넘게 저는는 당연히 밖에 나갈 때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나의 생각인 것처럼 행동하고 옷을 자연스럽게 고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옷을 입고 고르는 것은 저의 주관적 생각에 의해서 일까요 아니면 다른 누군가로부터 주입된 생각인 걸까요? 

 인간의 자신의 생각이 주관적 생각에 의해서 인지 다른 사람으로 부터 주입된 생각인지 구분해내지 못합니다. 그 경계서는 아주 모호해서 선을 긋듯이 구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양원적 정신과 주관적 정신의 구분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수많은 주변의 데이터가 누적되는 와중에 어느 순가 주관적 정신이 발현된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것도 저의 주관적 정신에서 발현한 어느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 이런 어려운 책을 읽는 즐거움 중에 하나 이니까요. 

우리는 짧은 생애에 광대한 역사의 아주 적은 기간만을 살기 때문에 언어를 마치 대리석 같은 영구성을 지닌 사전처럼 확고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의식의 기원  p.86 13번째줄

 

모든 사람이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허비 하지만 우리는 기껏 해야 100년을 살아갈 뿐입니다.  인류의 역사만 해도 수십만 년 단위로 그 진화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숫자가 너무 어마 어마 하게 느껴지면 우리나라가 광복한 역사를 두고 봐도 100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닙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언어도 몇 년 단위로 계속해서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나고 문자의 활용 자체를 뒤틀어 버리는 일도 저는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멈춰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의 호흡을 가진 책을 읽다 보면 오늘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책을 한 번에 이해하려고 하는 욕심도 버리게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욕심이 완독에 대한 것입니다. 한번에 책 전체를 읽고 모든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날의 시간 안에서 잠시라도 짬을 내어 한 문장 한문장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에 도착해서 뒤를 돌아보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또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인류 정신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의식의 기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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