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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역사의 연구1 - 문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by jisungStory 2020.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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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yle Glenn  on  Unsplash

역사의 연구 1

문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

 

  저는 역사책을 즐겨서 읽는 편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시간의 기록을 읽어 내는 것이 저는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 즐거움의 근원은 아마도 ‘삼국지’ 같은 역사 소설을 읽으면서 학습된 것들일 겁니다. 오래된 역사일수록 그 기록의 빈 공간이 많고 그 빈공간 속으로 저의 상상력이 침투하여 환상의 세상을 만들어 내곤 합니다. 그런 상상의 여백이 많은 역사책 속 이야기들이 너무나 흥미롭습니다. 

 ‘삼국지’ 이후에도 저는 역사책을 주로 많이 읽어 왔습니다. ‘로마인 이야기’ 같은 서양사에도 관심이 많았고, ‘사기’ 같은 전통역사기록도 읽어 보았습니다. 때로는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들을 만날 때도 많이 있었지만 그런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들을 조금만 참고 넘아가면 그 안에서 현재에도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인류의 역사이지만 그 기록된 수천 년의 역사 속에는 일정한 패턴이 보이는 듯합니다. 흔히 동양철학에서 이야기되는 ‘흥망성쇠’입니다.  오래된 체제를 전복하고 새로운 국가가 성립됩니다. 그 국가는 그 핵심 철학에 따라 강성해지고 전성기를 맞이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강점이었던 것들이 단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하고 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게 됩니다. 

 지구 상에 존재했던 인류가 만든 국가들은 각자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번성하는 듯했지만 결국 멸망했습니다. 영원히 존재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사피엔스의 유한성에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기술과 시스템을 가지게 될 후손들은 이런 유한성을 극복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의 연구1



 이 책은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의 ‘역사의 연구 1’입니다. 총 12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책을 좀 읽는 다 하는 분의 서재에는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방대한 양의 학술 자료를 집대성한 토인비의 열정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컴퓨터도 없고 구글도 없는 환경에서 이 정도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대한 양의 자료를 통해 도달한 토인비 만의 핵심 사상 또한 저의 삶에 큰 울림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로부터 ‘어려움이 클수록 더 큰 자극이 된다’는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사회 법칙에 이르렀고, 그 법칙을 보여주는 적당한 예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역사의 연구 1  p 178 3번째 줄

 

 이 책의 구성은 저자의 가설을 여러가지 사례들을 통해 검증하는 형식으로 전개되어 있습니다. 과학적 추론 방법을 역사 연구에 적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정’이 법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수많은 역사적 사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아마도 12권이라는 긴 이야기들이 대부분 귀납적 추론의 한계인 경험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역사의 흐름에 있어 가정하고 있는 가장 큰 대 전재는 ‘도전과 응전’입니다. 위의 참고 문장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수많은 역사적 기록은 모두 대전제인 ‘도전과 응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들입니다. 그 당시 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검토하여 근거들을 수집하는 것이 토인비 평생의 노력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귀납적 추론에는 필연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가정에 논리성을 확립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식을 확장해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역사학자들 보다 토인비가 더욱 인정받는 이유는 서양 중심적인 역사관에서 탈피했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서양 즉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쓰인 역사책들은 하나 같이  ‘그리스’를 그 시작으로 삼습니다.  좀 확장시켜서 보더라도 ‘이집트 문명’에 대한 짧은 언급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그곳 외에도 사피엔스가 살았다는 흔적들은 넘치고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와 황하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그리스 문명보다 오래된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양 역사학자들은 아직도 유럽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 ‘역사의 연구’에서는 이런 서양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비판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를 전 지구의 역사의 현장으로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지점이  토인비를 다른 역사학자들과는 다르게 평가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중심 가정인 ‘도전과 응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정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금껏 살아온 삶을 반추해 보면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 있어서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한계에 부딪혔을 때 발생합니다.  저의 경우는 학창 시절 부족했던 공부에 대한 필요를 느끼면서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꾸준히 책을 읽은 노력을 통해 학교와 회사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은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많은 분들이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감정입니다. 어려움을 경험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얻게 된 재능이나 기술은 평생을 가도 잊히기 어렵습니다. 저자 또한 그런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피엔스의 역사를 바라 봤던것은 아닌가 합니다. '도전과 응전'은 책속에만 있는 개념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계속해서 반복 되고 있는 현상 인것입니다. 

 역사는 곧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입니다. 역사를 이해하다는 것은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역사가 쓰인 것은 고작 수천 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수천 년 전의 인류와 지금의 인류는 유전학적으로 그렇게 크게 멀지 않다는 것입니다. 종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역사의 현장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은 지금도 그리고 우리의 삶의 시간 속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예상할 수 도 있습니다. 수많은 역사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토인비’처럼 우리도 역사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역사는 이미 고정되어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직 우리 곁에 살아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역사를 바라 보는 하나의 새로운 관점 ‘역사의 연구 1’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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