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인문학

레미제라블 - 현실과 양심의 대결

by jisungStory 2020. 1. 13.
반응형

Photo by Sasha Freemind on UnsplashCopy

 

레미제라블

현실과 양심의 대결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문명화된 도시가 있었습니다. 빠르게 진행된 산업화를 통해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그 도시가 속한 나라는 정복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도시의 좋은 것들은 모두 특권층에게만 허용되었습니다. 특권층인 귀족이 아닌 백성들은 참혹한 살아야만 했습니다.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의 이야기로 너무나 유명한 소설입니다. 아직 학교를 다니던 시절 부터 ‘장발장’과 은식기의 이야기는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세부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듣고 보았습니다. 익숙한 이야기인 만큼 굳이 책을 읽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상과 듣는 이야기로는 느낄 수 없는 이 소설의 위대함이 궁금해졌습니다. 

 

레미제라블 1권



 ‘레미제라블 (Les Meserables)는 1862년에 씌여진 작품입니다. 19세기에 쓰인 이 작품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당시 프랑스에서의 삶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주로 권력을 갖고 있던 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주로 서술해 나갑니다. 그들이 역사의 주인공인 양 그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전쟁을 시작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걸린 정책들을 결정합니다. 그 역사책이 이야기하지 않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이런 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한 소설이나 시대극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소설속 프랑스는 현대의 그 나라와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예술을 사랑하는 나라’라는 대외적인 이미지와는 다릅니다. 삶의 매 순간이 고통과 번민인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옵니다. 단순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후 범죄자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그렇게 살아야만 했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기에 이 소설은 수많은 시간 속에서도 다시 읽히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이 책의 역사적 가치만이 이 소설을 다시 읽히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이지만 그 길이가 무색하게 느껴질 만큼 재미있습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 분투 하는 ‘장발장’의 모습은 현대의 슈퍼 히어로처럼 느껴질 만큼 영웅적인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양딸을 지켜 내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서 부모님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 소설 속에 비치는 수많은 삶의 그림자가 소설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 줍니다. 

 

잊지 마시오, 결코 잊지 마시오. 이 은은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쓰겠다고 내게 약속한 일을.

레미제라블 1권 p 192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울림이 있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장발장’이 은식기를 훔쳐 도망가다가 헌병에게 붙들려 주교에게 도난사실을 확인받으려 왔을 때입니다. 주교는 ‘장발장’이 은식기를 훔친 것을 부정합니다. 오히려 은 촛대를 놓고 갔다며 가져가라 말씀하시며 정직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빵을 훔친 죄로 무려 19년이나 감옥에서 지내야 했던 사람이 다시 감옥으로 갈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이 장면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 갔던 익숙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천천히 이 소설을 읽어 보니 가슴이 먹먹해 짐을 느낍니다. 빵 한 조각 구하기 힘든 시기에 ‘은 식기’는 귀한 물건이 었을 겁니다. 가격은 빵에 몇 배는 될 법할 그런 비싼 것을 훔쳤으니 아무런 배경도 재산도 없는 ‘장 발장’은 다시 감옥으로 간다면 언제 다시 나오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교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정신적인 가치를 더욱 굳게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쩌면 오랜 삶의 경험으로 ‘장 발장’의 성향을 통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장면은 앞으로 진행될 주인공의 삶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삶의 이익을 버리고 양심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 충돌에서 벗어 날 수 없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 때로는 삶의 방향을 바꿔 버릴 수 있는 위험한 것 까지 어린시절 배웠던 그 양심에 부딪히지 않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런 아귀다툼 같은 세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 발장’은 소설 속에만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아직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그 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 백, 수 만의  ‘장 발장’ 세상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보았던 ‘장 발장’과 나이 들어서 읽는 ‘레미제라블’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앞으로 네권 더 남은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2019/12/10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책을 고를 때 그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고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책의 전체 내용을 읽어 보고 고르기에..

jisungs.tistory.com

2019/11/11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페스트 - 친숙한 두려움

 

페스트 - 친숙한 두려움

페스트 친숙한 두려움 일전에 ‘이방인’을 시작으로 알베르트 카뮈의 작품을 기회가 닿는 대로 읽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방인을 처음 읽을 때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카뮈 만의 독특한..

jisungs.tistory.com

2019/11/18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고찰

 

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고찰

시지프 신화 부조리에 대한 고찰 이방인에서 시작한 카뮈 작품 읽기가 시지프의 신화까지 도착했습니다. 저에게는 소설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 한 책이었는데 철학책처럼 논증으로 시작..

jisungs.tistory.com

2019/11/22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무기여 잘 있어라 - 전장에서의 사랑

 

무기여 잘 있어라 - 전장에서의 사랑

무기여 잘 있어라 전장에서의 사랑 인간성의 끝을 볼 수 있는 곳이 전쟁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의 삶을 장담할 수 없고 내일의 삶도 알 수 없는 것이 삶이라지만 전쟁에서 만큼 극단적으로 그 사건이 매일 벌어지..

jisungs.tistory.com

2019/11/05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자유론 - 현대적 자유의 시작

 

자유론 - 현대적 자유의 시작

자유론 현대적 자유의 시작 저는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무제한 적인 자유가 아닌 국가의 허용범위 안에서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허용하는 자유에대해서는 학교 교육을..

jisungs.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