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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고찰

by jisungStory 2019.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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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Natasa Pavic from Pixabay  

 

시지프 신화 

부조리에 대한 고찰

 이방인에서 시작한 카뮈 작품 읽기가 시지프의 신화까지 도착했습니다. 저에게는 소설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 한 책이었는데 철학책처럼 논증으로 시작해서 잠깐 당황 했습니다. 이 책은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이 아닌 부조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것 처럼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시지프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시시포스 혹은 시시포스를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지만 신이 내린 형벌로 무거운 돌을 끊임없이 언덕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리스 신화에서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에서도 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왜 부조리를 추론하는 책에서 시지프를 상징으로 내세운 것일까요? 

 저는 알베르 카뮈에 대해 깊이 연구한바가 없는 일반인이다 보니 많은 부분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그 이해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1세기의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 명의 회사원으로서 생활인으로서 시지프는 많은 부분 삶에 대한 은유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신의 저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대 노동자의 삶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일터로 출근을 하고 매일 거의 비슷한 일을 반복해서 처리합니다. 매달 정해진 일을 처리하고 나면 다음 달이 되면 또 비슷하거나 혹은 똑같은 일을 반복해나갑니다. 그리고 그 일은 이 회사를 나가는 그 순간까지 끝나지 않습니다. 마치 끝없이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무거운 돌덩이처럼 현대인의 일도 정상에 도착할 것 같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인간의 삶에서 카뮈는 시지프의 그림자를 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자 너머로 부조리의 추론과 부조리한 인간을 바라 보면서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정의를 시도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 부조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합리성이라는 근대의 이성은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게 하지만 인간은 그 타고났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부조리 성으로 인해 부조리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지프의 신화

 

 그렇다. 인간은 인간 자신의 목적이다. 
시지프의 신화 p 135  10번째 줄

 

 그렇게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가고 그 부조리한 세상을 벗어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제 삶의 주인은 저입니다. 아무리 다른 이들이 제 삶에 대해 개입하려 하고 영향을 미치려 하지만 제 삶에 대한 결정은 저 자신을 위한 것이며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저의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의 삶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가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을 만나곤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려 혹은 자신의 삶의 목적을 잃은 사람들 말입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상실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는 스스로가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처럼 의미 없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끊임 없이 산 정상으로 무거운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인생이라는 무거운 돌을 밀어 올리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끝없이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돌이 허무하고 절망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돌을 밀어 올릴 때마다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말입니다. 어떻게 밀어 올리면 조금이라도 힘을 덜 쓰고 밀어 올릴 수 있는지 어떤 경로를 선택해야 좀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비록 돌을 굴러 떨어져 저 바닥에 나뒹굴고 있지만 한번 밀어 올릴 때마다 생긴 손의 굳은살과 탄탄해진 허벅지는 그동안 강인해진 나를 통해 목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지프의 고된 삶을 통해 삶의 목적을 찾아 보고자 한 시지프의 신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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