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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아무튼 서재 - 목수의 책 이야기

by jisungStory 2020.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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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Radu Marcusu  on  Unsplash

아무튼 서재

목수의 책 이야기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습니다. 저도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지만 지식의 깊이가 깊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저 오랜 습관으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가슴에 새기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삶의 목적이라 생각하고 사는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책을 읽고 글을 쓴지도 꽤 되어서 마음 한편에 자랑하는 마음이 싹트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무튼 서재’를 읽고서 아직도 그런 싹을 틔우기에 너무 이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서재

 이 책을 지은 ‘김윤관’ 목수 님은 작가가 아닌 목수 입니다. 사람의 삶에서 필요한 가구들을 만들어 공급하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흔히 목수라 함은 나무를 깎는 일이라 책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저의 좁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장하고 있는 책만 3000권이라고 하는 그 독서력에 잠시 넋을 읽고 그 숫자를 다시 헤아려 보았습니다. 그것도 이사하느라 솎아 낸 것이 그 정도라고 하니 저자의 책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책만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저자의 책과 서재에 대한 이해도 매우 깊습니다.  책이라는 대상에 대한 저자만의 시각은 책을 좋아 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이 가진 역사적인 위상과 함께 현재의 책이 가진 의미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서재와 사랑방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생기기 전 이 곳에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아는 슬픈 역사의 흐름속에 그 나라는 없어졌습니다. 그와 함께 그 나라의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었던 사대부의 문화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유교의 학문적 전통을 갖고 있던 사대부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사랑방’이라는 서재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사랑방’이라는 곳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외부 손님을 맞이하는 응접실이 아니라 그 방의 주인의 성격과 학문적 예술적인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난을 잘 치는 선비 일 경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되고, 서예에 조회가 깊은 분일 때는 자신의 글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화적인 코드가 더 이상 한국의 건축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 한 것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꼭 서재일 필요는 없을 겁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업의 공간이 아닌 스스로의 취향으로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면 충분할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일 수도 있고 저 같은 책 덕후에게는 읽을 책이 가득 쌓여 있는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 각각의 공간이 개인의 색깔을 반영하고 그 색깔들이 세상에 나와 뒤섞여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을 때 한걸음 더 나아간 세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옛 선비들의 사랑방 같은 서재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서재에 대한 로망을  꿈꿀 수 있게 해준 ‘아무튼 서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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