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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세상을 바라 보는 두가지 관점

by jisungStory 201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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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Harshil Gudka  on  Unsplash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세상을 바라 보는 두 가지 관점

 

 사람은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합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고 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합니다. 외부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기준이나 공식을 프레임이라고 부릅니다. 

 한글로 뼈대 나 구조 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사람의 인식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이 '프레임'은 언어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글을 모국어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제 인식의 폭은 제 배운 언어의 한계로 제한됩니다. 그래서 프레임이나 콘텍스트 같은 외국의 언어로 만들어진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현실세계에서 프레임이 가장 많이 활용 되는 분야는 정치 분야입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신들의 주장을 새겨 넣어야 하는 일인 만큼 프레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프레임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 줍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 책도 미국의 정치 현실을 두고 프레임을 설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미국의 민주당 지지자의 입장에서 정치 프레임을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 George Lakoff) 는 인지언어학의 창시자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에게는 조금 생소한 '인지언어학'이라는 분야는 ‘언어, 몸과 마음, 문화’의 상관성을 밝히는 이론이라고 위키 백과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즉 인지 언어학은 언어가 사람의 생각에 어떤 상호 작용이 있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학문을 시작한 분인 만큼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이 책의 단단한 바닥을 다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진보와 보수를 설명하기 위해 두가지 모델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과 ‘자애로운 부모의 가정’입니다.

 첫 번째로 언급되는 ‘엄격한 아버지’이 모델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은 본래 험한 곳이고, 앞으로도 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깥세상에는 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세상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다. 어디에나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으며, 절대 선이 있고 절대 악이 있다. 어린이들은 나쁜 본성을 갖고 태어난다. 옳은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 마음에 드는 일만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을 선한 사람으로 빚어내야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p.27 20 번째 줄부터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대부분의 보수 주의자들은 ‘엄격한 아버지의 모델’에 부합한다고 합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보수의 모습도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외부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외부의 시스템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그 중점을 둔다는 지점이 그렇습니다.  보수적인 학교 문화에서 교육받은 제가 바라본 선생님들은 대부분 ‘엄격한 아버지 모델’에 부합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당시 당연하게 허용되었던 체벌도 그런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모델인 ‘자상한 부모’의 모델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두고 있습니다. 

부모, 즉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녀를 키우는 데 동등한 책임을 집니다. 모든 어린이는 본성이 선하며 더욱 선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자상한 부모의 모형의 가정입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p38 16 번째 줄

세상은 복잡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명한 프레임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제시된 두 가지의 모델로 세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설명의 방식이 다소 편향적인 경향을 띄고는 있지만 그것 또한 저자가 살아온 삶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책 전체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그 내용들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다음 책도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해하려고 노력 할수록 혼돈 속에 있는 듯합니다. 제가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한 세상은 한 뼘의 작은 창문으로 바라본 풍경에 불과합니다. 그 작은 창은 담을 수 있는 그림이 한정적이어서 그것 만으로 세상을 모두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그 창문의 방향을 어느 방향으로 내는지에 따라 보이는 그림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여러 시각 장애인들이 코끼리를 설명하는 장면을 떠올려 봅니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코끼리의 각 부분을 만진 분들은 각자의 한정된 인식에 기반하여 코끼리를 설명합니다. 코 부분을 만진 분에게 코끼리는 말랑하고 기다란 원통 형의 동물이 될 것이고, 다리 부분을 만진 분에게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두꺼운 동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코끼리 바라보듯이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본질을 좀 더 가깝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 퍼즐 맞추듯이 조합해야 합니다. 

 다양한 프레임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은 여러 조각의 퍼즐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보수가 바라보는 세상 그리고 진보가 바라 보는 세상을 이해하고 나면 어떤 사건을 바라 볼 때 좀 더 균형 잡힌 프레임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이 아닌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좀 더 독립적인 그리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겁니다. 그런 자신만의 프레임은 곧 자신의 세상을 구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신만의 프레임이 자신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은 즐겁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은 그 저자의 프레임을 나만의 것으로 변환시키는 즐거운 작업입니다. 마치 물을 마시고 자라는 나무처럼 여러 책에 존재하는 다양한 프레임을 흡수하여 나만의 나무를 키우는 기분입니다. 물을 마시고 자란 나무가 물이 되지는 않습니다. 물 외의 다양한 자양분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나뭇가지와 잎을 구성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나무는 비슷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른 모양과 특성을 지니는 것입니다. 저에게 책 읽기는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도구를 얻은 것 같아 즐거운 책 읽기였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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