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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의 국가 철학

by jisungStory 201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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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의 국가철학

 

 오랜만에 유시민 작가의 책을 다시 골라 보았습니다. 지난주 전. 현직 대통령의 책을 읽으면서 그분들께서 자신의 삶의 거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만들고자 하는 '국가' 란 어떤 것인가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책들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만약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였습니다.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비록 원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법조인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의 능력으로 오롯이 설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나라면 그것을 버리고 다른 길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등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질문들이 생겼습니다. 그 질문들의 끝에 저의 답은 '나였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였습니다. 저였으면 그렇게 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유시민 작가님도 군부독재 시절 있지도 않은 혐의로 두 달 간이나 영장도 없이 투옥되었다고 합니다. 두 달 동안 고문실 같은 곳에서 두들겨 맞았다면 저라면 아마 미치지 않았을까요? 그 무지 막지 한 폭력에 대항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저라면 아마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이 그런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하고 대통령이 되어 만들고 싶었던 국가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저는 아는 것이 너무 부족해서 국가에 대한 이해를 저의 경험에서부터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없던 시절은 국가에 대한 강렬한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중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을 들어갈 때 까지도 저의 국가에 대한 경험은 '애국가'나 '태극기' 정도였습니다.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무지했습니다. 본격 적인 국가에 대한 강렬한 경험은 군대에서 였습니다.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자유가 박탈되는 순간 국가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통제의 경험을 통해 많은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군대는 그 자체로 국가의 힘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해주는 장이 됩니다. 한때는 국가 전체가 이 군대 같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이 이 책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는 국가라는 개념을 잘 설명하여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어쩌면 전직 정치인으로서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유시민 작가의 소명 같은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습니다. 주장의 논리적 근거를 역사적인 사례로 부터 도출하여 독자에게 이해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도 역덕(역사 덕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접근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소설책을 읽듯이 재미있게 어려운 국가론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고대 플라톤부터 근대 베른슈타인 까지 유시민 작가의 견해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사례들이 뒤에 작가의 소신을 밝히는 부분에서 적절하게 활용되는 구조를 통해 이 책이 얼마나 잘 짜여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 스스로가 설정한 질문에 대한 근거를 찾아가면서 주장을 이끌어 내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책 전체게 정치적 선언문 같은 느낌입니다. 그 여러가지 질문과 답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과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보 정치는 무엇인가? 진보정치는 국가를 어떻게 바꾸려 하는가? 이것이 지금 다루고 있는 국가에 대한 다섯번째 질문이다. 내가 찾은 답은 이러하다. 진보 정치는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려는 활동이다. 직접 국가를 운영하거나 국가운영에 영향을 줌으로써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보 정치의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p.225 12번째 줄 부터

 

 제가 궁금한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보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동된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정치적인 언어로 설명되는 정치인들의 발표는 저에게 와 닿지 않았지만 유시민 작가의 답변은 명료합니다. 국가는 선을 행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선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마치 홍익인간의 이념의 재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상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그분들은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어느 정도 그 정신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삶을 사는 것보다 공동체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 나가 가 조금 엉뚱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분들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건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같은 만화영화를 보고 자랐습니다. 그 이야기 안에서 그들은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합니다. 때로는 목숨을 잃을 지경이 되어도 그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그 위험으로 찾아들어갑니다. 어릴 때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어른이 되면 그런 슈퍼맨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깨닫게 됩니다. 슈퍼 히어로는커녕 하루 벌어먹고살기 힘든 등장인물 중에 하나가 되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하지만 슈퍼히어로가 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의 슈퍼 히어로 들은 더 현실적이어서 초인적인 힘을 갖고는 있지만 더 강력한 적들을 만나 고생을 하는 모습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인기가 많았던 '아이언맨'은 심지어 초인적인 능력은 하나도 없는 사람이지만 천재적인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초인의 반열에 들어간 주인공이었습니다. 이런 슈퍼 히어로의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능력이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지구에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딜레마입니다. 그 선택의 어려움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정치가 들은 모두 슈퍼히어로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철학을 국가에 반영시켜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삶의 에너지를 불태웁니다. 개인으로서는 그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끌어 모읍니다. 그리고 그 힘을 통해 국가를 움직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매번 숙제를 받는 느낌입니다. 물론 안 해도 되는 숙제들이지만 제 삶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들이기에 피해 갈 수가 없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위해 아마도 몇 권의 책을 더 읽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국가에 대한 사유의 기회와 질문을 동시에 던진 '국가란 무엇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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