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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문재인의 운명 - 대통령의 회고록

by jisungStory 2019.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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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문재인의 운명

대통령의 회고록

 

 지난 몇 해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나라'라는 관점에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이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을 겪어 내고서 한국은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이전 참여정권부터 유명한 분이었고 지난 대선에도 출마하였던 분이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어떤 정치적 철학을 갖고 임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로만 추측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을 이해하기 위해 이분의 책을 읽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모두 각자의 삶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그 다툼을 조정하기 위해 정치가 생겨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정치현장은 투쟁적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치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철학을 어떻게 실현시켜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께서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으신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회고록으로 집필하신 책입니다. 자서전은 아니어서 다음 책이 기다려 지기도 합니다. 

 

취임 일주년 기념 책이라 꽤나 구성이 많았습니다.

 

 회고록이어서 이 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를 문재인의 관점에서 바라 보고 있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함께 수많은 일을 해온 동료로서 때로는 친구로서 노무현을 바라본 그 분만의 관점이 녹아 있습니다. 많은 부분이 이전에 읽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의 내용과 겹칩니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을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독서의 즐거움이기에 읽는 내내 때로는 답답한 마음으로 때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으로서 문재인이라는 분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도 구술되어 있습니다. 피난민으로 가난했던 시절 겪었던 일들과 성장 과정에서 그 시대의 강풍에 휩쓸려 좌충우돌했던 그분의 삶이 마치 소설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 시대를 영상과 책으로만 접해온 저로서는 그 시대의 긴박한 현장감과 거센 흐름을 상상력으로 메울 수밖에 없지만 그 시절을 살아온 분의 말씀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분의 삶을 통해 사람이 시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사람을 선택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혼돈의 시대에 사법시험을 통과한 이 분의 역량과 사법시험에 통과했어도 원했던 판사 임용이 되지 않아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해야 했던 피치 못할 사정 그리고 그곳에서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은 너무나 이야기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중간에도 나오지만 민정수석의 임기 이후 정치 입문을 거절했던 장면과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다는 말씀 등을 통해 지금까지 생각해온 대통령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책은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가 보아온 대통령들은 모두 권력의 일인자가 되고 싶어 평생을 바친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불법적으로 권력을 쟁취한 사람도 있었고 공정하게 선거를 통해 뽑힌 사람도 있었지만 공통점은 모두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왔던 분들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조금 특이한 지점이 있습니다. 주변의 인연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의 기억부터 시작됩니다. 긴박하고 갑작스러웠던 그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동료로서 참담한 날이었을 겁니다. 비극적인 마무리를 또 담담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던 당시의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언론에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회상하듯이 다음 기억으로 넘어갑니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죽음이라는 과정 하지만 그 당시의 참담함은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충격이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해온 사람의 비극적인 죽음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운 일입니다. 

 그 날이후로도 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비록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그 분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분들에게 떠나신 그분은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에서 노무현은 무엇인가
잘 모르겠다.
하여튼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운명이다.
그런데 그것이 꼭 좋았냐고 묻는 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문재인의 운명 p.440

 

  사람의 삶은 많은 부분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어도 그 재능을 알아 봐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세상은 그 사람을 모르고 지나쳐 버립니다. 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그 사람의 능력을 발견하고 세상 밖으로 그를 이끌어 낸다면 그 결과는 달라집니다. 그 결과가 긍정적이 될 수도 부정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역사가 판단할 일이겠지요. 하지만 노무현과 문재인의 만남은 긍정적 역사적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 만남의 시간 동안에 있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들과 대중에는 공개되어 있지 않았던 소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들까지 마치 잘 구성된 영화 한 편처럼 요소요소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읽는 재미도 충분한 회고록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제가 알 수 있는 것은 지금의 모든 것들이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그분들의 다음 세대로 태어난 행운으로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저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들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세상을 보게 됩니다. 비록 알게 된 진실이 믿기지 않는 것들이라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수많은 역사의 장면들은 지금의 현실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이 올 수 있도록 작은 한 가지라도 찾아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책을 읽어 낸다는 것은 단순히 그렇게 앎을 늘려 가는 것만이 아니라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활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됩니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저 같은 소시민이 전현직을 떠나 국군 최고 통수권자를 만나는 일은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요. 하지만 그분들과 대화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그분들께서 직접 저술하신 책을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분의 책에 대해서 글을 써 보는 것이지요. "당신의 생각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는 표현 그분에게 가 닿진 않더라도 그것도 일종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수많은 생각이 있지만 그 생각들을 모두 꺼내어 내기에는 저의 시간과 노력이 부족하네요. 몇 번 더 읽어야 이 대화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선물해준 "문재인의 운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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