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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초한지 #3 - 천하통일

by jisungStory 2019.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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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초한지 #3

천하통일

 

 총 세권이었던 초한지를 다 읽었습니다. 회사 일에 개인적인 공부 까지 하다보니 삶과 전혀 다른 책 한권을 읽는 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읽다 보니 어느 덧 마지막까지 도착했습니다. 초한지를 읽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에 부딛혔습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 한것은 항우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였고 읽는 동안 항우의 삶에 대해 생각하며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도 흥미 있지만 일전에 언급 했던 한신과 한나라의 건국을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대를 통과 하는 서사를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을 불꽃 같이 살다간 항우는 3권의 중반을 넘어 서면서 유방의 군대에 점점 밀리게 됩니다. 물론 유방과의 전투에서는 매번 승리하지만 굵직 굵직한 회전에서 한신에게 패배하게 되면서 수세에 몰리게 되자 잠시 휴전 협상을 하지만 곧 유방의 조약파기로 다시 전쟁에 돌입하게 되고 지속된 전쟁으로 지친 초나라 병사들은 병영을 이탈하게 됩니다. 결국 이를 비관한 항우는 자살로 삶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불꽃 처럼 살다간 항우의 삶은 중국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좀 오래된 영화이긴 합니다면 영화로도 만들어져 있는 '폐왕별희'는 항우와 그 부인이었던 우희의 이야기를 극으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항우가 죽은것이 기원전 202년이니까 이천년 전 사람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후세에 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천하를 호령했던 사람의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그 이야기가 주는 힘도 있겠지만 항우에 대한 민중의 애정에는 근거도 있어 보입니다. 저는 한신이 유방에게 항우의 약점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그 일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왕은 사람을 보고 자애와 공경을 드러내며 말을 매우 부드럽게 합니다. 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문득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밥을 나누어 줍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공을 세워 봉작을 수여해야 할 대는 관인의 끈이 떨어질 정도로 만지작 거리면서도 그것을 하사하지 않으니, 이런 마음은 소위 아녀자의 인정일 뿐입니다. "

초한지 2권 p. 86  9번재 줄부터

 한신의 설명은 짐짓 항우의 마음 여림을 지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항우의 정치는 귀족적이라기 보다  서민적인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도 저의 주관적인 관점입니다만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장량의 계책으로 초나라 병사들이 군영을 이탈하기 시작하자 항우는 이내 낙심하여 우희에게 마지막을 고하고 자신도 전장에서 죽음을 선택 합니다. 비슷한 장면을 난중일기에서도 만난 적이 있는데 우리의 성웅 이순신 장군께서는 도망치는 병사들을 붙잡아 효시하여 군법을 엄히 세우셨다고 하지요. 도망치는 병사들을 차마 벌하지 못한 항우의 성격을 짐작케 합니다. 

 저는 초왕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유방이 한나라의 왕으로 즉위하면서 소설이 금방 끝나 버릴것 같았습니다. 평생에 걸친 사업이 성공했고 국가의 성립 이후에 개국공신들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거 하여 권력을 손에 쥐게된 유방 아니 이제 한왕에게 보통의 고전 소설이라면 해피엔딩의 결말이 기다려야 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각지에서 끊임 없이 일어나는 반란과 궁궐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은 그의 몸과 정신을 계속 갉아 먹고 있었습니다.

 결국 병에 걸린 한왕을 치료하기 위해 나라의 명의가 찾아 오게 되는데 그의 대처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의원은 좋은 약을 쓰면 열흘이면 낳을 꺼라고 했지만 한왕은 극구 반대하며 치료를 거부 합니다. 그리고는 그 의원에게 황금 50근을 하사합니다. 치료를 하지 않은 의원에게 많은 황금을 하사한 유방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물론 그 의원의 치료를 받고 살아 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살아난 그가 마주한 현실은 한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한국가의 왕으로서 견뎌야 하는 스트레스였을 겁니다. 자연인으로 오래 살아온 유방이 견뎌야 하기에는 왕의 자리가 버거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오로지 유방만이 알겠지만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의 삶을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초한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한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루자 정치계를 은퇴 해버린 장량, 한왕 뿐만 아니라 후대 왕까지 최선을 다해 보필한 소하, 나이가 들어서도 전장을 떠나지 않았던 맹장 번쾌 까지 마치 지금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한  등장인물들이 초한지에서 아직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고전은 오래된 책이 아니라 살아 남은 책이라고 합니다. 오래된 많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읽히고 수정되면서 더욱더 흥미 진진한 이야기가 되고 때로는 허구가 더해지고 때로는 허구보다 더한 현실이 더해지면서 소설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을 겁니다. 

 저도 초한지를 읽는 동안 잠시나마 현실의 치열함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끊임 없는 삶의 소음 속에서도 초한지를 펼쳐 들면 이천년전 그들이 살아 숨쉬는 중국의 대륙을 활보 하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천천히 이 책을 읽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즐거움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초한지' 였습니다. 

2019/05/17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초한지

 

초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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