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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초한지

by jisungStory 201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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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1권

 

초 한 지  

 

 한국에 살면서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와 인접해 있는 지리적 위치 덕분에 우리나라는 많은 문화적인 코드를 중국과 공유하며 살고 있습니다. 특히 천년이 넘게 한자를 사용해온 유교문화권의 국가로서 분서갱유 같은 사건은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사건입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인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한 업적을 이룬 인물임과 동시에 폭군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초한지의 시작은 바로 이 시황제의 탄생 배경 부터 시작 합니다. 

 시황제의 탄생 이전 부터 이야기가 시작 되어 사실 조금 의아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바로 항우와 유방이 치고 받는 내용부터 나올줄 알았는데  '여불위' 라는 사업가의 장기 투자이야기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소설의 내용을 스포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여불위'라는 사람의 미래를 내다 보는 통찰력과 과감한 투자 기술은 현대의 투자자들도 감히 흉내내기 힘든 인생을 건 투자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식견을 가지고 그렇게 까지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소설 속의 이야기 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들지만 뛰어난 통찰력의 소유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뛰어난 통찰을 가진 사람도 결국 자신의 과한 욕심으로 인해 비참하게 인생을 마무리 하는 모습을 통해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징은 소설 곳곳에 녹아 들어 있습니다. 진나라 이후 항우가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몰락해 가는 모습도 '여불위'의 그림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불위' 같은 능력을 가질 수도 그런 기회를 얻을 수도 없겠지만 그의 삶을 통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공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엄청난 추진력과 사람을 보는 안목은 당대의 최고 였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자신의 미래는 예측하지 못하는 모습이 현대의 사람들과 하나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우리도 흔히 우리의 주변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정치계를 바라 보면 사람은 역사를 통해 배우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들기도 합니다. 

 장기를 두는 사람과 장기판을 보는 사람의 시각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 상황에 처하지 않고서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역사는 때로 잔인하기도 해서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결과로 몰아칠때도 있습니다.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하는 걸까요? 아마도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차마 상상도 하기 힘든 자기 절제와 수련이 필요 할 것입니다. 

충분한 자신에 대한 성찰 없이 통치자의 위치에 간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역사는 계속해서 경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 등불에 날아드는 불나방 처럼 사람들은 그 화려하게 일렁이는 불빛을 보고 자신의 날개가 불타는지도 모르고 달려 듭니다. 그리고 불타 떨어지는 날개를 보고서야 후회를 합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니까요.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읽으려 하지 않았던 초한지를 읽게 된 것은 오로지 우연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마침 초한지의 새로운 번역본이 출시 되었고 삼국지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덕문에 거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책을 지르는 책덕후의 지름신이 함께 해서 였습니다. 물론 한나라의 멸망을 다룬 삼국지연의와 진나라의 멸망과 한나라의 생성시기를 다루고 있는 초한지는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시간선상에 있는 역사이기에 저에게는 필연적으로 읽어야만 한는 소설이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 한명 한명을 다루기만 해도 이야기가 충분하지 않을 만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속도나 구성이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몰입력있는 소설입니다. 그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렇게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해낸 사람들이 존경스러울 정도 입니다.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여러 방송이나 책에서 인용되어 있는 파편을 통해 대충 내용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미는 있지만 지루하고 그들이 한번 소화한 내용을 들려 주는 것이기에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려주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만일 '초한지'에 관심이 생기신 분은 꼭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바 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너무나 기대 되는 '초한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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