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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2 - 그림으로 들여다 본 조선의 철학

by jisungStory 2019.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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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그림으로 들여다 본 조선의 철학

 

 저는 조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간 학교에서 배웠던 국사 책이나 읽었던 역사책에서 부정적인 근현대의 조선의 모습을 많이 배웠기 때문입니다. 세도정치, 무능한 왕, 시대에 뒤떨어진 유교문화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조선은 망했고 그 상흔은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선의 위대한 문화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전에 읽었던  ‘다산 선생의 지식 경영법’ 이나 ‘오직 독서뿐’ 같은 책들을 통해 그동안 꼰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갖고 있던 조선의 선비들에 대한 인식도 조금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읽고서 그림을 통해 본 조선의 정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실 한번도 선비를 만나 본적도 없습니다. 유학을 전공으로 공부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 본일도 없기 때문에 저에게 유학은 매우 피상적이고 구시대적인 것으로만 느껴져 왔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논어도 읽어 보고 공자관련 책들도 몇권 읽어 보았지만 책을 통해서 접하는 지식은 언제나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경험주의자 경향이 강해서 우선 현실에 그 지식이 적용되었을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학은 책속에 박제 되어 버린 전시물 처럼 느껴졌습니다. 

 유학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이번 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조선의 그림이 대단하고 그안에 담긴 정신이 유학의 정신과 같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TV방송의 문제점은 짧은 시간 노출되고 사라지기 때문에 깊이 사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거기서 제공하는 정보들에 대해 나에게 적용시켜 보고 그 외부의 것과 내부의 것 사이의 규형을 잡을 사유를 첨가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내면의 사유는 무시되고 눈에 보이는 외부의 정보만 믿게 됨으로써 사람들은 쉽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림들은 다릅니다. 고정되어 있고 심지어 몇 백년전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그안에 그려져 있는 사물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더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 합니다. 그 그림을 바라 보는 사람들 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에 녹아들어 있는 창작자의 철학도 배울 수 있는 배울 수 있습니다.

<채재공의 초상>

 

一毫不似   便時他人 
 일호불사.  편시타인
 터럭 한 오라기 달라도 남이다.
 P. 188



 최근에 극 사실주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사진 보다 더 사진 같은 그림을 그려내는 그의 모습을 보고 감탄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극 사실주의는 우리 미술의 전통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그리는 것이라서 수정할 수 도 있고 왜곡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런 수정을 통해 창작자의 의도를 드러내기도 하지요. 하지만 초상화에 있어서 조선의 화가들을은 철저했습니다.  대상의 수염 한오라기 마저도 똑같이 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주석 교수님은 그 예로 조선의 초상화를 피부과 전문의에게 보여주고 당시 이 분의 나이와 피부 상태등을 통해 질병을 진단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의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묘사이기에 그런 평가까지 가능할 까 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림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그 의미를 깨닫기 힘들것 같아 짧은 시일내에 그 그림을 관람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조선의 화가들은 왜 그렇게 세밀한 묘사에 집중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초상화라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의 마음에 들면 되는 것인데 그 사람의 마음에 들게 아름답게 그려주면 그만 아닌가 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 가는 저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오주석 교수님은 아래와 같이 답변 하십니다. 

“ 그럼 보기 싫은 검버섯이나 부종 가은 환부까지 왜 그토록 정확히 그렸는가? 진선미 가운데 예쁜 모습이 아니라 진실한 모습, 바로 참된 모습을 그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즉 외면이 아닌 정신을 그리려고 한 것 입니다.”
P. 188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로서 여러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갑니다. 하지만 매일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정신세계를 갖고 있는지는 어쩌면 평생이가도 알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런 한계들을 조선의 화가와 유학자들은 뛰어 넘으려고 했떤 것은 아닐까요? 수련을 통해 그 한계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얼마만 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런 노력의 결과가 바로 저 그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언제나 엉망입니다. 내가 의도 했던 대로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 가는 것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 채재공도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형님이 저지른 과거시험에서의 부정으로 인해 벼슬길이 막혀버린 이분은 방탕한 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이 학문을 탐구한 끝에 임금도 알 정도의 유명한 학자가 되었고, 정조 임금에 이르러 이제 그만 하면 되셨다고 과거 시험을 치르시라 고 말씀을 하사하실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이 분은 장원에서 급제 하시고 꽤 높은 관직 까지 지내셨다고 합니다. 

  찾아 보면 선비들의 끝없는 노력들을 수없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은 ‘김득신’을 들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에서 진주성 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목사의 손자인 그는 유명한 집안인 만큼 좋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천연두를 앓고 난 후 학습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배움을 포기 하지 않았던 그는 그저 좋은 집안의 아들로 평생 살 수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책 한권을 11만 3천여번 이나 읽었고 다른 책들도 2만 여번 읽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그는 59세의 나이로 성균관에 합격하였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다음의 문장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제주가 남만 못하다 스스로 한계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이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있을 따름이다.”  -김득신 묘비문 중 -


 제가 교과서를 통해 배운 선비는 권위주의적이고 백성을 수탈하는 존재로만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책에서의 모습과 현실은 달랐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을 살아 보지 못한 먼 미래의 한 사람으로서 조선에서의 선비의 모습을 다시금 그려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조선의 철학을 그림을 통해 느껴 볼 수 있는 책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이었습니다. 

 

참조: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B%93%9D%EC%8B%A0_(%EC%8B%9C%EC%9D%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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