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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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한국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다른 매체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단순히 전화의 대체를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했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합하는 새로운 틀이 만들어져 버린 것입니다. “책”도 그 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도서산업”은 언제나 어려운 시장이었습니다. “한국어”라는 세계유일의 언어체계가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주었지만 언어를 기반으로 한 “책”은 한국의 시장만에만 갇혀 버린 것입니다. 거기다 한국어로 자유롭게 출판하게 된 지는 백 년이 되지 않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신문이나 도서는 한동안 한자어를 겸용해서 사용했습니다. 독자적인 언어 체계를 갖고 있다 보니 수출과 같은 판로를 넓히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한국문화의 위용이 달라지고 있지만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어린시절에도 서점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경향이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있던 동네 서점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 얼마 전 백화점에 입점해 있던 외국계 서점도 문을 닫는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대형서점들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한국의 도서 선업은 고난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그 와중에 이 책은 신선한 지점이 있습니다. 비록 일본의 기업이긴 합니다만 ‘책’이라는 주제로 오랜시간 생존하고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이웃나라라고 해도 단순비교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 보는 비교적  IT 산업이 한국에 비해 발전하지 않았고 한국보다 인구가 더 많아 책을 읽는 인구도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서점 ‘츠타야’의 경영방침은 꽤나 신선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영은 실패의 허용이다. 
 P 60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씨는 서점을 “책을 파는 곳” 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취향을 파는 곳”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대표적인 사레로 “다이칸야마 티 사이트”는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하는 곳으로 많은 이가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한 곳의 성공만으로 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책뿐만이 아니라 “책”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소매업으로 그 가지를 펼치는 통찰은 하나의 산업에 얽매여 넓은 곳을 보지 못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는 이것 뿐만 아니라 경영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여러 조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조금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면 좋은 말들의 나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선입관을 갖지 말라 ,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라 등등 살면서 매번 듣는 조언 같은 것들입니다. 어쩌면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말들의 나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런 당연한 조언들을 지키며 살아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되새기게 됩니다. 학교에서 책에서 방송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매일같이 듣지만 매일 운동하고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 한 가지 만이라도 꾸준히 유지하는 것 만으로 우리는 삶의 다른 장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이 ‘츠타야’ 서점을 한번 방문해 보고 싶지만 현실의 여러 사정들이 그 문을 막고 서있습니다. 어쩌면 사소한 핑계가 될수도 있지만 사실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에게 시간을 내면서 까지 그런 위험을 담보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한국에도 ‘츠타야’처럼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점이 크게 성공하여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물론 제가 몰라서 찾아가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을 하는 것 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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