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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다큐를 만드는 방법 - "다큐의 기술" 리뷰

by jisungStory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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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를 만드는 방법

다큐의 기술

#  
 지금 보다 어렸던 그때에 “다큐멘터리”는 참 재미없고 시시한 콘텐츠였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영상으로 만들어낸 그 영상에서는 그 어떤 감정의 변화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극적인 볼거리가 없었던 그 장르에 젊은 시절의 저는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고 저 또한 나이가 들었습니다. 어느덧 삶을 돌아봐야 할 나이가 된 지금 ‘다큐멘터리’에 대한 저의 태도도 변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극적 전개에는 관심이 줄어들고 현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더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의 동기는 아이러니 하게도 드라마 때문이었습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열심히 저에게 한동안 극 중 다큐멘터리 감독인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소개했고 그 극 중 인물의 이야기에 먼저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제대로 이야기 해주는 영상 장르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어쩌면 다큐멘터리 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창작자의 상상으로 빚어진 아름다운 작품들 이 관객에게 주는 감동만큼이나 현실을 재배열한듯한 다큐가 주는 감동도 그에 못지않는 여운은 안겨줍니다. 



 삶을 살면서 경험 한 것들을 돌이켜 보면 오히려 영화보다 현실이 더 믿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겪었던 많은 현대사에 기록될 여러 사건 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차라리 제가 갖고 있던 일상에 대한 평범함이 오히려 영화적인 상상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영화적인 평범한 일상으로 숨어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오늘도 변함 없이 세상은 그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영화처럼 잔인한 현실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현실은 보고 싶은 사람에게만 보일뿐 그 잔혹함을 마주 하고 싶어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많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그런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현실을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작품으로 소개합니다. 그 힘든 일을 해내는 그 내면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는 지금도 수많은 작품들을 마주 하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만드는 원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 다는 것은 작자의 주관적 인식이 투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책에서도 그러한 점을 충분히 주지 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책의 하나의 장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P.46 다큐멘터리스트는 질문하는 자 
  다큐멘터리스트는 모든 곳에서 질문을 찾아낸다. 

 

 하나의 질문에서 부터 시작하여 현실의 일부를 담아낸 영상으로 작자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하나의 목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그외에도 주제 선정을 위한 원칙이나 내레이션을 넣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등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들도 하나의 주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일 뿐 제일 중요한 것은 다큐멘터리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라는 것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핵심이 아닐까 합니다. 글을 한편 쓸 때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됩니다. 글을 쓰기 위해 주제를 잡고 그 주제를 설명하기 위한 소재와 구조를 정의하고 그 내용들을 맞춰 나갑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율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완결된 영상한편을 만들어 내는 것은 글을 쓰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품이 듭니다. 글을 쓰는 것은 펜과 노트 한 권 혹은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저자의 품만 들뿐 더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생각만 해도 많습니다. 일단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그 장 비드를 뒷받침할 여러 부수 장비들만 해도 한 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영상을 편집하고 구성하는데도 별도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런 여러 준비와 성가심을 뚫고도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하려는 여러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노고 덕분에 지금 저는 편안하게 집에서 세상의 여러 현실들을 배우고 세상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영상의 개인주의 시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영상들이 지금도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홍수를 넘어 폭풍처럼 늘어 가고 있는 그 영상의 풍요로움 속에서 영상은 이제 감상과 사유를 던지기보다 흥미와 소비 위주의 흐름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의 흐름은 당연한 것이고 피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세상을 살아갈수록 삶의 한 순간순간이 소중한 지금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저 지나쳐 버리는 그 어떤 것들보다 나의 삶을 조금이라도 풍요롭게 해주는 콘텐츠를 을 찾게 됩니다. 

 그런 잘 만들어진 컨텐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관객의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책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선물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을 바라 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었던 책 ‘ 다큐의 기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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