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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 - 인문학의 시작

by jisungStory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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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Couleur from Pixabay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

인문학의 시작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역사책을 읽을 때는 특히 과거의 인물들이 많이 언급됩니다. 그중에 자주 등장하는 분 중 한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로 알려진 이 분은 ‘소크라테스’ , ‘플라톤’과 더불어 서 양 철학의 근간을 이룬 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대단한 업적을 남긴 분이시긴 하지만 그 분의 책을 읽어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고대 그리스어로 씌어지고 아마도 영어로 번역되어 있을 책을 구할 수는 있겠지만 그 뜻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번역된 책을 만나 3천 년 그리스 철학자의 사유의 방식을 어깨너머로 나마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의 ‘수사학’과 ‘시학’을 번역한 책입니다. ‘수사학’은 한글로 옮기면 말을 하는 방법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와 같은 사법 체계가 만들어 지기 전인 고대에는 웅변술이 중요했습니다. 그 사안의 진실과는 상관없이 대중 앞에서 말만 잘하면 다수결로 결정되는 평결이나 투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잘 설득할 수 있는 기술은 지금도 매우 중요해서 많은 정치인들이나 변호사들이 말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학’은 현대 적인 관점에서 단순히 ‘시’만을 의미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학의 장르가 세분화되기 전인 시대이기에 ‘시’로 정의되었지만 당시의 시는 지금의 ‘시’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대 서사시 중에 가장 유명한 ‘일리아드’를 들 수 있습니다. ‘호메로스’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는 ‘트로이 전쟁’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전개에서부터 승리의 과정까지 모두 하나의 ‘시’인 이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저자의 삶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일정 분량 이상의 글을 써나가다 보면 속이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 녹아들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는 ‘아리스토텔레스’ 어떤 사람일지 잠시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수사학’을 정의하기 위해 저자는 수많은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 계급, 정치쳬계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말로 설득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제는 ‘수사학’ 이지만 내용은 ‘인간 관찰 보고서’ 같은 느낌입니다. 

 ‘시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잘 구성할 수 있는지 비 전공자인 제가 그 요소들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각 요소들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은 모두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 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통찰은 대상을 아주 잘 관찰한 끝에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통찰은 당대에 그리고 그 후세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관찰하기 시작한것 그곳에서 ‘인문학’이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고 죽습니다.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지만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거울을 보면 되잖아?’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거울이나 사진은 직접 관찰한 것이 아닌 간접적인 관찰의 결과일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그것은 특정한 사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그 상황 안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시간이 흘러 그 상황이 끝난 뒤에는 보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그 사실과 감정을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구분하면 상대적으로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도구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 가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예상 가능한 것들을 정리 해 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벌어졌을 때 과거에 정리된 자료들을 토대로 판단을 내립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인류를 다음 단계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어쩌면 ‘인문학’의 시작점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인간’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보이지 않는 ‘감정’을 언어로 정리해 객관화시켜 다른 이들도 이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의 틀은 사람들 사이에서 학습되고 발전하면서 거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게 되고 예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론은 계승 발전되면서 지금 인류문명의 바탕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 거대한 사상적 진화의 시작점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이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지만 엄청난 책을 읽은 듯한 기분입니다. 

인류 사상의 시작점이 되어준 책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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