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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류 문명의 민낯

by jisungStory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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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인류 문명의 민낯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를 불편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편안한 상태에서는 근육이 단련되지 않습니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중력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두뇌도 근육입니다. 생각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상태로 편안하게 있어서는 안 됩니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계속 접하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불편한 상태가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생각 또한 발전하게 됩니다. 

 이번에 읽은 책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저에게 불편한 책이었습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알고 있으면서도 무시하고 지나가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경제 발전에 따른 환경파괴, 잘못된 교육정책, 인간중심 세계관의 문제 등 세상은 어쩌면 이러한 모순적인 문제들로 가득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 하나하나가 논쟁적이고 입장을 정리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먹고살기에 바쁜 저 같은 사람은 회피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논쟁적인 문제들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세상의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입니다. 연합군이 승전국이 되면서 한국은 독립을 맞이 하게 되었고 그 이후 전쟁을 겪으면서 분단된 나라의 시민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당시 최빈국중에 하나였던 ‘한국’은 그 가난을 떨쳐내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농업국가에서 제조업 국가로 변하기 위해 환경파괴는 감수해야 하는 문제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맑은 냇가와 아름다운 산들은 잘려나가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쫓겨났습니다. 그 자리에는  공장들이 들어섰습니다.  새로운 물건들을 많이 만들어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 대가로 사라진 들판의 생명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제일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이라는 깃발 아래서 개성 보다는 명령에 잘 따르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한국의 교육정책은 아직도 길을 헤매는 중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서로를 배려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와 성향은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습니다. 

 매일 같이 잔인한 뉴스들이 쏟아집니다. 마치 인간을 도구로 대하는 듯한 학대와 혐오가 하루 지나가는 뉴스거리 밖에 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물질 중심의 ‘유물론’적 사고 방식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유물론’적 사고방식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이 사고방식은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생명을 경시하게 됩니다. 

 인간은 상상하는 동물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은 아마도 다른 종의 생명들 보다 월등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실에 존재하는 것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더욱 믿고 따르게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런 능력이 인간을 지금과 같은 문명을 이룩하게 만들어준 가장 큰 요인이 되어 주었을 것입니다. 유물론 적인 사고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고 체계 안에서 많은 발전적인 사상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자기 파괴적인 결과를 불로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는 기술의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하여, 기술이 인간의 진정한 필요물로 되돌아오게 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키에 맞추는 방향이기도 하다. 인간은 작은 것이다. 그러므로 작은 것이 훌륭한 것이다. 거대함을 추구하는 일은 자기 파괴로 통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P 177

 

 이 책에는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글들이 있지만 위의 문장들은 ‘인간과 기술’이라는 장에서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 문명의 발전과 같습니다. 사상의 발달도 인류문명의 주요 기반이 되지만 눈에 보이는 발전상은 기술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매년 새로운 선물을 받는 기분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예로 최근 기술 흐름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는 ‘스마트 폰’을 들 수 있습니다. 들고 다니는 컴퓨터 라고 봐도 될 정도로 발전한 이 기술의 집약체는 이제 통신 기기에서 카메라, 노트, 내비게이션까지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기술을 통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확연합니다. 매년 새로 출시하는 수많은 회사들 덕분에 그만큼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 쓰레기 들은 버려져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로 수출되어 그 나라의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지구 어디에는 우리가 쓰고 버린 수많은 스마트 폰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이 한국에 출간 된 것은 1986년 경입니다. 그때 이미 지금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통찰한 저자의 혜안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류는 그 수많은 숙제 중 단 한 가지도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을 알 수는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미래를 낙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현실의 민낯을 바라 보는 것은 불편한 마음을 남깁니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로 책을 덮어 버리는 것은 독서가의 양심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인류에 대한 경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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