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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열하일기 - 연암의 청나라 여행기

by jisungStory 202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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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연암의 청나라 여행기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문자’라는 상징체계를 만들어 내었고 그 체계를 활용하여 현재나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기록하는 것은 다른 동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징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다른 동물 들고 다른 진화의 길을 걷게 된 가장 큰 특징입니다. 아마 오 이런 성격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서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은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인생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가 후대에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선대의 그런 노력들은 ‘문자’가 기록된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하일기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 선생께서 청나라를 여행하시고 남긴 방대한 기록입니다. 한자어로 기록되었지만 후대의 노력에 의해 현재는 한글로 읽어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암선생의 평전을 읽어 보고 나서 그분의 책을 한 권도 읽어 보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저술 중 가장 유명한 ‘열하일기’를 찾아 읽어 보았습니다. 방대한 저술인 만큼 읽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한자어를 번역하고 현대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번역을 해주신 김혈조 선생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연암’의 철학을 이해 하는데는 ‘열하일기’만 한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일기’의 형식입니다. ‘조선’을 출발하는 순간부터 겪은 것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매일을 기록했기 때문에 그 안의 생생한 현장감을 마치 눈으로 보는 듯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나 만날 법한 ‘청나라’의 서민의 모습뿐만 아니라 당대의 ‘학자’들과의 대담을 통해 그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도 있었습니다. 

 너무 그 내용이 방대하기에 한두편의 글로 그 감상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요약하는 것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열하일기'같은 고전을 지금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와 ‘연암의 생각’들은 현대에도 무직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많습니다. 읽어 나가다 보면 200년 전 인물이 아닌 마치 21세기를 살고 있는 어느 지식인을 만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깨어있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통찰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에 고전 안에 담겨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선생께서 한나라의 공을 논하는 것이 지나친 듯 합니다. 한나라 고조인 유방이 도탄에 빠진 진나라 백성을 구하려는 마음을 본시 가졌던 것도 아니고, 술에 취해 함부로 소리를 지르며 아방궁을 보고 황제 될 생각을 일으킨 것에 불과했습니다. 곧 여러 도적놈들 중 흉악하고 교활한 우두머리일 뿐인데. 어떻게 주나라 덕의 훌륭함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중략)

열하일기 2권 p 371

 

 위의 연암선생의 말씀은 곡정 왕민호 와의 대화에서 오고 간 대화 중 일부분입니다. 그 대담의 내용이 음악에서부터 역사까지 방대하기에 이 대담 속 인물들의 지적 깊이를 짐작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연암 선생의  날카로운 생각을 이 문장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한나라의 시조인 유방은 중국사람들에게는 영웅과 같이 그려지는 사람입니다. 물론 ‘초한지’를 읽어 나가다 보면 그 인물의 성격이 어떠한지 현대적인 관점으로 짐작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사람을 대상으로 이렇게 날카로운 비평을 하는 것은 자칫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 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암 선생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허생전’이라는 소설을 통해서도 연암 선생의 이런 비판의식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조선의 지배 계급인 양반뿐만 아니라 함부로 언급조차 하기 힘들었던 ‘왕’의 존재도 허생은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이선 살아 있는 정신은 아마도 당대 보수적이 었던 지식계층에게는 달갑게 여겨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정신을 통해서 후대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하루를 기록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여행지에서의 기록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리고 ‘열하일기’는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닙니다. 연암 선생은 청나라 여행기를 통해 보수화되어 있는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주변국의 정세와 발달된 과학 문명에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에도 '연암 박지원'의 생각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말씀의 가치는 200년 전에도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깨어있는 시대의 정신 ‘열하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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