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크 - 2초의 통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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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2초의 통찰력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소설 속 인물은 ‘셜록 홈스’였습니다. 조금 커서는 ‘삼국지연의’ 속의 ‘제갈량’을 좋아했습니다. 순수한 마음에 그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통찰과 지성을 닮고 싶었습니다. 마치 그들은 현실을 힐끗 처다 보는 것만으로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남다는 통찰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른이 되면 저도 그들처럼 뛰어난 통찰을 갖게 될 거라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통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현실속에서 경험한 수 없는 좌절은 저는 그들과 같은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가 아니란 것과 그런 통찰을 가진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런 통찰을 가진 이가 있다면 제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에 속해 살아갈 것입니다. 저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과 함께 말입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끝이 없어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을 욕심 내게 됩니다. 제가 갖지 못한 통찰력을 후천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 제가 끊임 없이 책을 읽고 있는 것도 그런 욕망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갖지 못한 지혜를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수 없이 책을 읽었지만 아직 소설 속 주인공들의 통찰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어쩌면 평생을 노력해도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책 읽기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이제는 책 읽기가 더 이상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제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책 ‘블링크’는 ‘일만 시간의 법칙’을 세상을 알린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저작입니다.  뛰어난 사람들의 능력에 관심이 많은 분인 만큼 아마도 이 책의 시작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빛나는 통찰의 순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닐까 합니다.  유명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그도 저와 같이 그런 혜안을 갖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링크

 인간은 통찰과 본능을 비상하게 도약시킬 능력이 있다. 얼굴을 기억에 담을 수 있고 , 순식간에 퍼즐을 풀 수도 있다. 그러나 스쿨스가 이야기하는 것은 이 능력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통찰은 우리 머릿속을 환하게 밝히는 백열전구가 아니다. 그것은 쉽게 꺼져버릴 수도 있는 깜빡이는 촛불이다. 

P. 154

 이 책은 전형적인 자기개발서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가설과 검증을 통한 연역적 추론이 아닌 경험적 예시를 통한 귀납적 추론을 따르고 있습니다.  두 방식 간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한 만큼 이 책에 대한 평가도 나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전의 책이 하나의 원칙인 ‘일만 시간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사례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원칙은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 ‘통찰’들을 나열할 뿐입니다.

 책을 읽고서 문득 ‘혹시 통찰을 얻는 훈련법이나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 없는 건 아닐까? ‘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기록에 남을 만큼 뛰어난 통찰은 어쩌면 우연에 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통찰을 가진 인물이 소설속의 인물이었던 것은 작가가 완벽하게 통제한 상황에서나 가능한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은 냉정하고 뛰어난 인물이라 해도 매번 바뀌는 상황에 통찰에 의해서만 판단을 내린다면 아마도 그 어느 지점에서는 실패의 순간을 맞이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실패의 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인간을 조직을 만들고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물론 그리스 철학자들이 지적했던 중우정치의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집단이 선택한 판단에 의한 책임은 그 집단이 지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가녀린 ‘촛불’이라도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하나로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한사람의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러 사람의 통찰이 때로는 방향을 알려줄 나침반이 더욱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그 상황에 맞게 다양한 혜안이 필요한 것입니다. 

 통찰에 대한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었던 ‘블링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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