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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과학서

가이아 -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by jisungStory 202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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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Arek Socha from Pixabay  

 

가이아 

살아있는 생명체로써의 지구

 

 인류는 ‘지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몇몇 분은 우주 정거장이나 우주선을 타고 계시겠지만 그분들도 엄연히 지구의 중력권 안에 있습니다. 인류 중 가장 멀리 여행한 분들은 ‘달’까지 다녀오신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그것도 수십 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로 인간은 지구를 벗어나 본 적이 없습니다. 

 ‘지구’안에 살고 있기에 우리는 지구를 인식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당연하게 숨을 쉬고 땅을 딛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목성’이나 ‘토성’에서는 땅에 발을 딛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가깝고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에서 조차 인간은 숨 쉴 수 조차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곳 지구에서는 태양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그리스의 여신인 ‘가이아’라고 명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지구’라는 이름 대신 ‘가이아’를 선택 한 것은 단순히 행성으로서 이 곳은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권’의 의미를 담고 싶어서입니다. 우리는 ‘생물’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아직 인간은 ‘가이아’ 밖에서 이 ‘생물’이라는 개념에 가까운 그 어떤 것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가이아

 

 그로부터 우리는 가이아를 지구의 생물권(biosphere), 대기권(atmosphere), 대양(ocean), 그리고 토양(soil)까지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실체(complex entity)로 정의하기시작했다.

가이아 p.52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읽고 있으면 한 개채로서 인간의 입장이 아닌 ‘가이아’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대기와 미생물들 그리고 너무 커서 인식할 수 없는 대양까지 상상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그 규모에서 인간을 바라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구의 나이를 대략 45억 년으로 가정한다고 합니다. 유사 이래 존재했던 그 어떤 대단한 국가도 천년을 유지한 나라는 몇 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장수한다는 가정하에 100년을 겨우 살아내는 인간에게 1억 년의 시간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숫자입니다. 

 그 45억 년 동안 수많은 생명이 태어났다가 사라졌습니다. 화석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 합니다. 인류가 상상 조차 하기 힘든 수 많은 일들이 그 시간 동안 일어 났을 겁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수 많은 생명들이 그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고 퇴화하며 죽음을 맞이 했을 겁니다. 그 긴 시간의 어디 즈음 인류가 탄생했고 이 지구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만에 우위종의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그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이아의 존재 안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아무런 규범도 법률도 필요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행사는 모든 행위는 반드시 그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이아 p.272

 

 가이아의 입장에서 인간은 중요한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부수적인 존재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생존을 영위하기 위해 생산하는 것들은 ‘가이아’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불필요하거나 파괴적인 것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가이아’의 보호 아래에서 숨 쉬고 살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그런 활동이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화자찬 하지만 사실은 진화의 과정에 잠깐 나타난 돌연변이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2020년 현재 인류는 새로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인류의 입장에서 위험이지만 ‘가이아’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생명체 일부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활동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생명이든 한 지역에 많이 번성하게 되면 세균, 바이러스 등 다양한 위험에 쉽게 노출 되기 쉽습니다. 그와 비슷한 예로 ‘소나무 재선충’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은 오랜기간 산림녹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습니다. 나무를 주 연료로 사용했던 산업화 이전에는 인구 증가와 함께 나무의 개채수가 많이 줄어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위적으로 심어진 나무들은 식생에 맞게 다양하게 심어 지지 않았습니다. 단일한 품종의 나무들이 심어졌고 몇몇은 한국의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외래종 나무도 있었습니다. 

 그때 많이 심어진 나무들 중 한 가지가 소나무입니다. 소나무는 기온이 낮은 고위도에 많이 분포한는 품종입니다. 하지만 사시 사철 푸른색을 띄는 특성 때문에 남쪽에도 많이 심어졌습니다.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개채수가 증가하게된 이 소나무는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입니다. 몇 해 전 이 소나무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소나무를 갉아먹고사는 ‘소나무 재선충’이 번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부는 이 병을 방역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뉴스에도 자주 나올 정도로 당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상황인 곳이 있었습니다. 육지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 제주도였습니다. 제주도는 비교적 이런 인위적인 산림녹화 사업에 빗겨 나있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리고 삼나무나 자생목들이 많이 있어서 소나무의 개체수가 적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몇해전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소나무 재선충’으로 죽은 소나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 나무에는 이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 숲에는 소나무가 그 나무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육지에서는 방역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가이아’는 인류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거대한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 인류는 그 시스템의 일부만을 이해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타고난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끝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 질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뛰어난 통찰력이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질주를 멈출 인류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인간의 하나로 거대한 ‘가이아’를 감히 상상한다는 것이 너무 허황된 것은 아닌가 자문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 역시 ‘가이아’의 일부이며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준 책 ‘가이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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