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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과학서

침묵의 봄 - 새들이 울지 않는 들판

by jisungStory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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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hris Slupski on UnsplashCopy

침묵의 봄

새들이 울지 않는 들판

 

 딸아이와 산책을 다닐 때면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는 “삐약이”를 찾아다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도시이지만 아직은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어렵지 않게 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책길에 만난 ‘까치’에게 말을 거는 딸아이를 볼 때 귀여움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저의 아이는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자라고 있지만 제 손자는 더 이상 날아다니는 새들을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침묵의 봄



 ‘침묵의 봄’은 환경파괴의 위험성을 알린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수 많은 곳에서 인용되었고 소개되었기에 마치 읽지 않았지만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작품입니다. 출간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책은 과학 기술을 찬양하던 당시의 풍토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 이후 인류는 아직 그 위험성을 인지하고서도 욕망의 기차를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린시절을 보낸 30년 전의 도시는 파괴되어가는 자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었습니다. 동네 앞 개천에서는 드물게 가재나 물고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더 이상 그런 자연의 친구들을 만나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하수도로 변해 살 버린 하천을 복개공사를 통해 덮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제가 어린 시절 물놀이를 하던 하천은 없습니다. 검게 물든 아스팔트 만이 그 위를 단단히 덮고 있을 뿐입니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DDT 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화학약품은 더 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위험성이 익히 알려지게 된 탓도 있지만 부작용이 더욱 심하다는 것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DDT 이외에도 우리는 수많은 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세제나 스프레이형 제충제 들은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화학 약품들입니다. 물론 그 위험성을 몰랐던 그 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제품들이라  DDT 만큼 위험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직접적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인류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지난 수십 년 동안 배워오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묵인하는 우리가 과연 인간으로서 권위를 주장할 수 있을까? 

침묵의 봄 P. 126

 흔히 ‘역지사지’라는 말로 상징되는 사고방식입니다.  ‘싱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라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는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가이아’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많은 음식을 섭취합니다. 한국인이라면 쌀과 김치를 빼놓고는 식단을 생각하기 힘듭니다. 혹은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삼겹살을 즐겨 드시게 될 겁니다. 인류가 음식을 섭취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그 동식물들의 유전자 구조가 인류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유전자 구조가 완전히 다른 어떤 생명체라면 아마도 그것을 섭취한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것입니다. 그런 비슷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생명체들의 삶의 방식도 큰 들에서 인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먹이를 구하고 잠을 자고 활동을 합니다. 어떤 동물의 경우는 겨울의 먹이를 준비하기 위해 저장하는 습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만약 그들에게 생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닥친다면 그들은 어떻게 행동을 할까요? 

 이 책에서는 ‘곤충’의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살충제가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그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강한 후세가 태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섬에서는  DDT로 인해 모기가 전멸하다시피 했지만 살충제 살포를 그만두자 모기의 개체수가 폭발 적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억업당하기 시작했을 때 인류는 끊임없이 투쟁했고 완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되찾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이 발생하게 됐을 때도 다양한 백신을 통해 그 질병을 극복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는 단순이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 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침묵의 봄 P. 325

 

 이기심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감정입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나의 것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생존을 위해 공동체를 구성하게 된 것은 이기심 만으로 이 지구에서 생존하기 힘들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힌명의 인간이 이 지구에서 아무런 문명의 혜택도 받지 않고 살아남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생존한 사례가 있다면 기적으로 치부되어 회자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이런 인간의 세계는 점점 더 확장되어 전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공동체로 바라봐야 하는 시점에 도착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관점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삶을 계속해 나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살았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위협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는 현시점에 부모세대의 고민은 깊어지기만 합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책 ‘침묵의 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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