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의 주식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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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주식공부

허영만의 6000만 원 박스권 하단에서 매수하라

 

 주식 책들을 다양하게 읽어 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저에게는 맞지 않는 불안정한 투자라는 생각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주식투자’라는 부분에서 일을 하고 계시며 사업을 하는 만큼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이 분야도 장점과 단점이 선명하게 갈라지는 분야라는 것을 여러 책을 통해 배워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공부를 하면서 한국의 유명 만화 작가 님인 ‘허영만’ 작가님도 주식관련 작품을 하나 만들어 내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도서관의 서가를 오가면서 우연히 만나게 된 허영만 화백의 그림은 외로운 여행길에서 만난 친한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만나온 익숙한 그림체와 쉽게 쉽게 설명해 나가는 작가님의 글에 공감도 하고 배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관상공부를 하든 안 하든 3년은 지나간다.  

 주식 이야기를 하다가 왜 관상 이야기가 나왔나 하실 겁니다. 이 문장은 이 책의 277 페이지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허영만 화백이 ‘꼴’이라는 만화를 연재 준비하실 때 이야기입니다. 관상 전문가에게 찾아가신 작가님은 ‘관상’을 공부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고 계셨다고 합니다. 망설이는 작가님에게 관상 선생님은 
‘관상 공부를 하든 안하든 3년은 지나간다.’라고 말하셨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순간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저에게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시간도 한순 가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 어느 사람도 그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공부를 해도 시간은 흐르고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다만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한 사람에게는 가치 있는 시간이 되어 돌아오고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의미 없는 하루가 되어버릴 뿐입니다. 

2. 이런 작업을 365일 반복한다.

 우리는 고수들에게 비법을 항상 바랍니다. 하지만 고수들의 답변은 언제나 단순합니다. ‘교과서 위주로 예습, 복습을 철처히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김 빠지는 표정으로 그 사람을 바라봅니다. 속으로 ‘하긴 자기만의 비법을 공개할리가 있나!!’ 하면 푸념하고 돌아서서 텔레비전 앞이 앉아 밥을 먹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그분들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의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 얻어지는 성과라는 것은 없습니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고 저는 믿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공부를 하고 그 공부를 잘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 겁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그 화려한 숫자가 찍힌 성적표 뿐이지만 사실 그 학생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주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큰 수익률이 기록된 그분들의 계좌뿐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를 기록하기 위해 그 투자가가 분석과 공부를 위해 사용한 시간을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수익이 나지 않았을 때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밤새워 고민했을 노력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우리가 보는 것은 그의 뛰어난 성취뿐인 겁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봉호’ 광운대 경영대학원 주식투자트레이딩 책임지도 교수 님은 매일 분석, 예측, 확인, 수정하는 작업을 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을 참 짧으면서도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온전히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 사용해 본 기억은 드뭅니다. 그렇게 일 년의 시간을 꾸준히 무언가에 매진한다면 그 어느 순간 그 일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3. 망하는 이유

 저는 주식을 하다가 손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들의 푸념은 주로 술자리에서 안주거리가 되며 손실폭이 클수록 그 자리에서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실패할수록 더욱 영웅 취급을 받는 그런 술자리가 저는 매우 불편합니다. 수익이 난 것을 자랑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편합니다. 아마도 저의 내성적인 성격이 영향을 끼치는 탓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이 망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자신이 정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수익이 났을때 방심하고 공부를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앞에 이야기한 주제와 비슷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고 꾸준히 일을 해나가는 것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이런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것입니다. 

 일전에 읽었던 ‘주식공부 5일 완성’의 저자 ‘박민수’님은 ‘물타기’라는 기법으로 매매 단가를 낮추어 위기를 벗어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한봉호’ 교수님은 ‘물타기’는 매우 위험한 투자 방법이라고 합니다. 바닥을 모르는 상태에서 ‘물타기’를 하는 것은 자칫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단일한 수익을 내는 원칙이나 법칙 따위는 존재 하지 않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 수만큼 다양한 투자의 방식이 존재하며 그 방식에 의해서 주식 시장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건실한 기업을 성장시키며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수많은 기업인들의 노고도 그 안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의 기반인 ‘자본주의’라는 시스템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소모하며 만들어 내고 있는 그 가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생의 용광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무기가 무엇인지 말입니다. 

 책은 책일 뿐입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과거의 기록들이며 앞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배운 것은 제 인생에 남아 미래를 걸어갈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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