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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멀티탭 케이스 버리기

by jisungStory 2020.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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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탭 케이스

 

멀티탭 케이스 버리기

 

 미니멀리스트로서 삶을 살기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복잡해져 가는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단순한 삶’의 목표를 위해 꾸준히 저에게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고 있습니다. 매일 제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거나 재활용센터에 보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멀티탭 케이스’를 버렸습니다. ‘멀티탭’이 왜 케이스가 필요하지?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물건을 사게 된 이유는 고장 난 멀티탭 때문이었습니다. 거실에 오래 사용한 ‘멀티탭’은 먼지에 쉽게 노출됩니다. 그리고 그 먼지로 인해 누전이나 고장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고장이야 그렇다 치지만 누전으로 인한 화재는 피하고 싶은 재난입니다.  그래서 저는 집안에 있는 거의 모든 ‘멀티탭’에 저런 케이스를 씌워 사용해 왔습니다. 

 몇년을 그렇게 사용하다 보니 ‘멀티탭’에 케이스를 씌우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사다 보니 저렇게 많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멀티탭’보다 ‘케이스’가 더 많은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말은 이때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일 겁니다. 편리함과 안전함을 쫓다 삶을 어지럽힌 꼴이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요즘 출시 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누전 차단 기능이 들어 있고 제가 사용하는 전자 제품 등 중에 과하게 전기 에너지를 소모하는 제품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제품도 ‘멀티탭’에 꽂아 쓰기보다 콘센트에 바로 꽂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전이나 과전류에 의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에 이렇게 쓸모없는 것을 많이 사게 되었습니다. 

 저는 조금의 안전과 편리함을 위해 수도 없이 물건을 사고 있습니다. 그것을 살 돈이 있어서 사는 것도 아닙니다. 매일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 가는 평범한 회사원이면서 그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만든 자원을 이런 쓸모없는 것을 사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깝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현실에 눈앞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크기도 큰 저 물건을 버리고 나니 방의 한켠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집니다. 텅 비어 있는 그곳에는 지금 빈자리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그곳에 무엇을 채우지 않을 생각입니다. 무언가로 가득 차 있는 곳에는 새로운 것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어디론가 흘러가야만 합니다.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은 고이고 정체되어 결국에는 그 본래의 의미를 잊게 됩니다. 물건도 그렇지만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은 사람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사람이 만들어 내었기에 사람의 생각이 깃들어 있고 그 생각의 흐름에 따라 그 물건의 용도도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용도가 다했을때는 더 이상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다른 무언가가 되어 버립니다. 앞으로도 매일매일 저에게 의미가 없는 무언가를 버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 속으로 지금까지의 제가 갖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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