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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지리의 힘 -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

by jisungStory 201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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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지리의 힘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

 ‘지리’라는 과목을 배운 것이 언제 인지 기억 조차 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 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에 있는 댐 이름을 외워서 시험을 쳤던 기억과 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너무 졸려서 잠을 깨기 위해 교실 뒤로 걸어 나가 서서 들었지만 서서도 졸았던 기억이 스쳤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따분하고 재미없는 과목이었고 그 따분함을 경험한 덕분에 지리책에는 손도 대지 않고 20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우연이 겹쳐 20년 만에 지리를 주제로 한 책을 처음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인 팀 마샬 씨는 기자 출신으로 전세계의 분쟁지역을 두루 돌아다니며 취재를 오랫동안 하신 분입니다. 덕분에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문제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 세상을 바라보는 그 분만의 시각을 만들어 내실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저자는 지리 즉 각 나라가 처한 자연환경에 의해서 많은 분쟁이 발생하며 그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총. 균. 쇠’에서도 비슷한 관점의 이야기를 읽은 바가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은 그 문명이 속해 있는 지역의 지리와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 외 여러 요소들에 의해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뉴스가 재미있어 집니다. 물론 국내 뉴스를 보다 보면 고구마 백개를 삶아 먹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만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재미있는 지점이 많이 있습니다. 요즘은 국제 뉴스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부터 문제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저에게는 걸프전으로 기억되는 중동의 문제들도 벌써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뒤늦게 경제 발전을 시작한 중국은 금세 미국과 경쟁하는 위치에 도달했고 유럽은 EU로 통합되는 듯하다가 브렉시트라는 암초를 만나 기우뚱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쟁들을 책에서 제시하는 '지리'라는 관점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해가 선행되자 뉴스들이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저자는 이 많은 문제들이 지리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독보적인 성장과 지위는 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며 신의 축복과 같은 행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이 저렇게 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지리적 환경의 덕분이며 그 한계를 보이는 것도 지리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저자의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하나의 시각을 배웁니다. 수많은 국제 뉴스들이 지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그 안에서 들끓고 있는 욕망들을 읽어 낼 수가 있습니다. 


 최근에 국제 뉴스 중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거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의 분쟁이 저는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충분히 넓은 영토와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임에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탐내는 러시아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러시아의 오래된 염원인 부동항 즉 얼지 않는 항구를 확보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림반도에는 지중해를 통해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는 부동항이 있음을 지도를 보고 확인했습니다. 그 욕망의 근원을 이해하고 나니 그 분쟁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중력이라는 족쇄만을 겨우 풀었다. 게다가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갇혀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과 자원을 탐하는 원초적인 경쟁이 형성한 틀 속에 말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지리의 힘 p367 

 

 세계 예행을 하는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많은 나라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실마리를 통해 풀려 나가는 실타래처럼 시원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타래는 완전히 풀어지지 않고 끝과 중간 어디에서 뭉친 채 멈춰져 있습니다. 아직 인류에게는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 문제들의 중요성은 뒤로 한채 각 나라의 욕망만을 앞세워 의미 없는 경쟁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책 읽기가 의미 없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책 읽기를 통해 많은 지식을 접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는 있지만 정작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책 읽기 만으로는 현실에 직면한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책장을 덮고 문밖으로 나가 그 문제와 대면해야만 합니다. 이 책 ‘지리의 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리’라는 관점을 통해 많은 문제들의 원인을 파악할 수는 있었지만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있는 곳에서 직접 실마리를 찾아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읽은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지혜는 것은 책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책 밖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리를 통해 지혜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지리의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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