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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by jisungStory 2019.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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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개인의 양심과 집단의 욕망에 대한 고민

 회사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살면서 이성 이라든지 도덕성이라든지 하는 단어들 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의 양심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중점을 두고 하루를 보내야 하기에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옳은 일인지 제 도덕적 기준에 맞지 않는 일인지 생각하지 않고 일을 해왔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마도 제가 지난 십 년간 회사를 위해서 해왔던 많은 일들이 완벽하게 저의 도덕적 양심에 부합하는 일이 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통해 '라인홀트 니버'는 익숙한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저는 도덕성에 대해 진지하게 교육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학교에서 과목으로 ‘도덕’을 배웠던 기억은 납니다. 하지만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그때에 느끼기에 너무 당연한 것들을 수업에서 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때 에도 비슷한 과목을 배웠던 기억은 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철학사의 주요 흐름을 그냥 암기하고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배웠던 모든 과목들은 삶을 어떻게 살아 내야 한다는 철학적 목표보다는 수능점수를 더 많이 받기 위한 수험의 장이 었다는 느낌이 큽니다. 

 그렇게 어른이 된 저에게 도덕성이라는 주제는 매우 낯설게 느껴집니다.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 라는 질문에 저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세계대전을 겪은 신학자로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많은 상황들을 직접 목격했던 그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셨습니다. 그렇게 이 어려운 책이 탄생했습니다. 

 모든 집단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생존의 본능에 뿌리를 두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려고 하는 팽창적인 욕망을 갖고 있다. 삶에 대한 의지(will-to-live)는 권력의지로 전환된다.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p 76 12번째줄 부터

 

 집단은 개인의 욕망이 집결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저는 인간으로 살면서 필연적으로 이런 집단속에 속해서 살아왔습니다. 제가 경험한 수많은 집단은 모두 각자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때로는 그 욕망이 실현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언제나 그 집단이 원하는 욕망에 대해 경쟁하는 집단이 있었고 그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욕망의 실패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갑니다. 다음 기회에는 앞에서 얻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학습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점점 소거되고 집단의 의지 만이 강조되기 시작합니다. 처음 시작은 분명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집단이 시작되었을 텐데 어느 순간 집단 특히 리더의 의지를 중시하는 집단으로 점점 나아가는 모습을 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처럼 속도 제한 없이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집단을 멈출 수는 없는 걸까요? 

 이 어려운 질문에 라인홀트 니버는 ‘개인적 양심’이라는 단어를 꺼내어 듭니다.  이 폭주 자동차를 멈추기 위해서는 결국 그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읽었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처럼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공유하고 있는 상식을 넘어서는 일을 집단의 리더가 지시했을 때 개인의 양심에 비추어 판단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집단은 질주를 멈출 수 없을 것입니다. 

 어려운 질문이고 어려운 답변입니다. 제가 학생이었다면 ‘당연한 거 아냐?’ 라며 헛웃음 치고 지나갔을 내용이지만 군대생활과 회사생활을 10년 넘게 해 본 뒤에 이 책을 읽으니 답을 쉽게 내릴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그 양심의 어느 경계선에서 저도 결정을 내려야 할 겁니다. 물론 지금 제가 속해 있는 집단에서 그렇게 까지 비양심 적인 일을 지시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항상 깨어 있지 않는다면 언제 그런 집단의 욕망 속에 동화되어 버릴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글쓰기 숙제로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 삶에 대한 철학을 뒤흔들어 놓는 것 같습니다.

 개인과 집단의 욕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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