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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한비자 #3 - 패망하는 군주의 열 가지 잘못

by jisungStory 2019.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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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한비자 #3

패망하는 군주의 열 가지 잘못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스마트 폰으로 뉴스를 보는 것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수많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잊힙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 지기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다른 이야기로 덮여 버려 때로는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쏟아질 때는 그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는 것이 편리합니다.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이야기를 걸러내는 채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채를 몇 가지 갖고 있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비자는 전국시대에 살았던 제자 백가중에 한 사람입니다.  순자로부터 학문을 배운 것을 알려진 이 분은 법가를 주장한 대표적인 사상가입니다. 왕의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에 법의 중요성을 설파한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한비자는 학문을 가르치는데 전념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그 의 재주를 시기한 동문 이사의 질투로 투옥당했고 음독자살로 삶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비자의 비극적인 삶과 더불어 그가 남긴 저서로 알려져 있는 ‘한비자’는 꽤나 두꺼워서 읽기 힘든 책이긴 하지만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군주로서 나라를 어떻게 통치해야 하는지 그 분 만의 통찰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통치에 대한 기법으로 읽혔겠지만 현대에 와서는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그 의미를 재해석하게 되면서 더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역시 고전은 시대에 따라 그 색을 달리 하는 깊이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시간이 날때 마다 이 책에서 읽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패방 하는 군주의 열 가지 잘못’이라는  권 3 제10편입니다. 여기에는 군주의 잘못을 열 가지나 나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군주’라는 단어를 ‘나’로 다시 고쳐 읽는 다면 이것은 굳이 봉건시대 군주의 의미로 만이 아니라 현대인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주는 하나의 틀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을 제삼자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도 괜찮은 기준을 제시해 줍니다. 

 

 아홉째, 안으로 자신의 능력을 헤아리지 않고 밖으로 제후들에게 의지하려고 하면 나라가 깎이는 우환에 이를 것이다. 
한비자 권3 제10편 

 

 열가지나 되기 때문에 그 하나하나를 짚어 나가는 것은 사족이 될 것 같아 오늘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구절 하나를 소개합니다.  저는 흔하게 저런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보다는 자신이 나온 학교나 다니고 있는 회사, 혹은 집안을 먼저 내세우는 사람들 말입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런 것들이 당연한 것이고 그것 또한 실력이라는 궤변을 듣고 자랐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그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며 좌절도 많이 맛봤습니다. 

 비록 현실이 그렇다 할지라도 그것은 그들의 실력이 아닌 배경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경우는 아니겠지만 환경의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게 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일 몰락하게 되더라도 오늘은 빛나게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인가 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다른 이가 만들어 놓은 배경에 속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삶을 소모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비자는 ‘패망하는 군주의 열 가지 잘못’ 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으로 위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강한 제목을 정한 것은 그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 겁니다.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 힘들다고 해서 아기가 걷는 것을 포기한다면 평생 걷지 못한 채 갇혀 살아야 합니다. 물론 걷지 않고 부모가 주는 음식만으로 어느 정도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걷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그 작은 세계 안에 갇혀 편협한 세계관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수 없이 넘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고 걷는 기술을 익혔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 가는 것도 우리가 처음 걸음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넘어지는 고통이 생기더라고 그 고통을 감수하고 다음 걸음을 내디뎌야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식견과 능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주변에 기대어 앞으로 내딛는 걸음을 포기한 이들에게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 겁니다. 누군가 물어준 먹이를 먹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수 많은 뉴스에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면면이 다 다르고 지금은 주목받고 살고 있지만 그들 중에 스스로 일어서서 걷는 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요? 저는 제가 읽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봅니다. 좋은 집안과 좋은 배경으로 이렇게 주목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인가? 아니면 스스로 일어서서 이런 자리까지 와서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인가 말입니다. 

 항상 세상을 바라 보는 원칙을 제시해주는 책 ‘한비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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