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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2 -법을 준수하는 시민의 의무

by jisungStory 201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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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Monica Volpin from Pixabay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2 


 법을 준수하는 시민의 의무

 한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나라의 헌법이 기준한 것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법적 기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기준을 지키고자 노력함으로써 이 사회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토대로 많은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 법’에 그렇게 되어 있어!”라고 하는 말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그 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일을 살아가기 바쁜 저 같은 사람에게 법이라는 시스템은 어렵게 쓰인 책같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법을 잘 모르는 시민이 어떻게 법을 준수하며 살아 갈 수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법을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한 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에 대한 공부가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잘 발전되어 있어 굳이 그 법 조항 하나하나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살아 가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자신의 삶의 범위 안에서 법이라는 공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숨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기가 미세먼지가 되어 언제 시민의 숨을 조여 올진 알 수 없습니다. 

 2차 세계대전은 그런 시민들을 극한으로 몰아 붙인 사건입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그 수많은 시민들이 사지에 내몰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자신이 믿고 있는 세상이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이 책을 두 번째 읽으면서 그 전쟁의 상황에 놓인 독인의 시민들을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어진 독일 시민들에게 나치는 이익을 제공하고 유대인을 밀고하게 했습니다. 아마도 일부 시민들은 밀고당한 유대인들이 어떤 대접을 받게 될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국가라는 시스템 안에서 그런 양심은 쉽게 부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익을 취함으로써 이 모든 범죄의 공범자가 되지 않으려는 유혹을 분명히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맙소사, 그들은 그러한 유혹에 어떻게 저항하는지를 배워버렸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p 227 5번째 줄부터

 

 비슷한 역사를 겪은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 가면서 느끼게 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 시대의 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을 통해 그 시대의 사람들을 해석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아니 더 나아가 인류의 어두운 모습에 대해 탐구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근대에서 이성적 존재로 여겨져 왔던 인류가 생존이 위협받을 때 그 무리 안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가 되는지 보여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상징적인 단어 외에도 이 책에서 가슴에 담아야할 문장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심각한 범죄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인간의 사회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나약한 존재였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무리 생활을 시작하였고 그 무리를 조율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계급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런 계급이 가장 강력하게 남아 있는 조직은 군대입니다. 그리고 이 ‘아돌프 아이히만’도 나치의 군대에 소속된 사람이었습니다. 조직의 리더 혹은 중간관리자가 되었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지시를 함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그 지시에 대한 책임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지위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은 지위에 익숙해질 뿐 책임에는 무감각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 무감각에서 언제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살상도구를 자신의 손으로 사용한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책임의 정도는 증가한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p 342 18번째 줄

 

 예루살렘의 법정에서 내려진 판결문의 일부입니다. 지위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에게 책임은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지위가 언젠가 자신의 목을 겨누게 될지도 모릅니다. 높은 위치에서 지시를 내린다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권리가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가 그 사람에게 그만큼의 권한을 빌려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 권한에 대한 무게를 항상 느끼며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무게를 잊은 순간 그 무게에 짓눌려 버릴지도 모릅니다. 

 읽을 때마다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는 것은 반세기 전의 사건이 현재에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무게에 대해 다시 느끼게 해 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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