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도전기 - 본원적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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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도전기

본원적인 문제

 최근 김해 중소기업 센터에서 받은 교육의 일환으로 전문가 멘토링을 받았습니다. 일대일로 스타트업 전문가와 대화를 나눠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없었기에 딱히 무언가를 준비해 가지도 않았습니다. 중소기업센터 한편에 마련된 장소에서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교육을 받을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전문가 님은 제가 사업을 진행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물은 셨습니다.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거의 첫 질문으로 ‘인간은 변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매우 당황했습니다. 사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가를 물어보고 답하는 자리에서 인간의 실존적인 문제애 대한 철학을 묻는 질문을 받게 될지는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 질문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최대한 간략하게 말했다고 생각했스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중언부언한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철학적인 질문이었고 그 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기에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 모델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들이 오고 갔습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기능적인 부분에 치중해서 사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예로 “스타필드”를 들어주셨습니다. ‘신세계’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인 이곳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간입니다. 이곳의 경쟁 모델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저는 경쟁사인 마트나 영화관들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쟁 모델이 ‘놀이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https://starfield.ssg.com/store/info.ssg?strId=03 

[스타필드]

놀이터

https://ko.wikipedia.org/wiki/%EB%86%80%EC%9D%B4%ED%84%B0

놀이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사람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을 이익으로 바꾸는 곳이 ‘스타필드’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즉 ‘놀이터’라는 공간을 경쟁 모델로 지속적으로 그 공간을 업그레이드 시켜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더 놀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공간에 오래 머물게 하면서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도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OTT 플랫폼인 ‘유튜브’ 의 경우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영상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서 사람들을 텔레비전에서 각자의 스마트 기기 혹은 컴퓨터로 시선을 옮기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본원적인 문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저는 미처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만 해도 ‘온라인 쇼핑몰’은 하늘의 별만큼 다양하고 많습니다. 같은 업종의 기업을 경쟁 모델로 했을 경우 선두주자인 그 기업을 아마 이번 세기 내에는 따라잡기 힘들 겁니다. ‘쿠팡’이라는 미국 기업은 한국 전역에 물류센터를 지어 당일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IT 공룡들도 이미 ‘이커머스’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인기업에 가까운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계란 아니 메추리알로 한라산을 무너뜨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일일지도 모릅니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합니다. 아마 직접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멘토께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일 겁니다. 그동안의 시장조사를 통해 쇼핑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만들 수 있는 수준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면서 운영하는 기업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업들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후발주자가 될 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겁니다. 따라 하기만 해서는 카피캣이 될 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지는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또 다를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모델을 뒤집어엎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해 졌습니다.

 고민에 휩싸인 저의 표정을 보고 멘토께서 마지막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걸으세요

 

수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고민이 많을 경우 그 안에 매몰되어 있기보다는 산책을 하거나 걷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동안 저는 주변 공원과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첫날 걸음

 

 

 이틀 통 안 약 25 km 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아마 측정하지 못한 거리까지 하면 약 30킬로 미터 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그 거리를 걷는 동안 신기하게도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하게 가려고만 했던 저의 지난 시간도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걸으면 생각이 정리된다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멘토님과 충한 논의를 한 후 그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에 다시 녹이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용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일을 선택한 스스로가 개탄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 정한길은 뒤돌아 보지 않고 걸아 가야 합니다. 그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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