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쉽게 읽기 - 쉬운듯 쉽지 않은 헌법

 

Image by Sang Hyun Cho from Pixabay

 

헌법 쉽게 읽기

쉬운 듯 쉽지 않은 헌법

 

 올해 들어 법에 관심이 생겨서 법에 관한  책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 법 공부를 하는 것이 소모적으로 느껴질 때도 많이 있지만 제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전에 헌법책을 사서 읽어 본 후 다소 허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헌법은 130개 조항을 이루어진 얇은 책이었습니다. 읽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은 소책자 같은 작은 책이었습니다. 그 책에 적혀 있는 작은 글자들이 이 나라를 운용하는 핵심 원칙이 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책이 가볍다고 해서 그 책의 내용도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1987년 개정된 헌법은 이후 삼십년이 넘게 대한민국의 헌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안에 있는 헌법 조항 하나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생활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 우리 삶을 유지하게도 하고 통제하게도 합니다. 그 안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지켜야 할 의무와 누릴 수 있는 권리들도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히 모든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헌법이지만 어려운 용어 탓인지 아니면 법이라는 무거운 주제 탓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 ‘헌법 쉽게 읽기’는 김광민 변호가 께서 ‘오마이뉴스’에 연재하신 것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변호사로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헌법의 관점에서  서술해 나가면서 헌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신 것 같습니다. 이 책 안에는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소개 되어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잊고 지냈던 그리고 몰랐던 역사적 현실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런 살아 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헌법의 의미와 앞으로 헌법이 추구해야 할 가치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헌법 쉽게 읽기

 국가의 세금이 조직폭력배의 보호비와 다른 이유는 국민에게 정당성을 부여 받았기 때문이다. 
헌법 쉽게 읽기  p.346 12번째 줄

 

 책에는 수 많은 주제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헌법의 조항이 130개가 되는 만큼 아마 저자의 지식을 나열하면 130개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교양서의 수준에서 이 정도 마무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지금의 시대정신에 호소하는 바가 큽니다. *특목고* 문제라든지 *최저임금* 문제는 아직 까지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도 많이 소개 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신 분들의 이야기와 국가 조직의 부당한 권력 사용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그 일들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섬뜩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헌법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마다 현실과 마주 앉게 됩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만큼의 삶을 이해하는데도 벅찬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에 매달려 살다 보면 저에게 일어나는 일 외의 것들에는 관심을 갖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헌법책을 읽다 보면 시아가 달라짐을 느낍니다. 헌법의 짧은 저 문장 때문에 사람의 삶이 바뀌기도 하고 저 짧은 문장을 몰라서 불이익을 받기도 합니다. 그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넘겨 버리기에는 그 하나하나의 삶이 너무 소중하고 안타깝기에 그 짧은 문장 하나마저도 쉽게 읽어 넘길 수가 없습니다. 

  지난 역사는 헌법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국가라는 큰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해 헌법이라는 원칙을 만들었지만 공동체가 아닌 다른 어떤 이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불행한 과거를 교훈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과거의 과오를 확실히 짚어 잘잘못을 가른 이후에야 앞으로 내딛는 한걸음이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은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헌법의 조문들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 문장의 의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기에 그 의미를 좀 더 다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내걸고 있는 대한민국의 의무가 아닐까 합니다. 

 헌법과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던 ‘헌법 쉽게 읽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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