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의 역사#4 - 2공화국 부터 4공화국 까지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4

2 공화국부터 4 공화국까지

 저에게 현대사는 대부분 드라마를 통해서 추억됩니다. 군사정권이 붕괴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인 저에게 관련된 기억은 대부분 간접적인 저작물을 통해서 일부의 모습만 기억될 뿐입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여러 장면들이 TV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경찰들이 젊은 아가씨들의 미니스커트 길이를 재고 다닌다든지 청년들의 머리 길이를 점검한다든지 하는 장면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지만 여러 어르신들의 증언으로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믿어지지 않지만 그런 현실이 이 나라에 있었습니다. 

  4.19 혁명으로 민주주의 가 올것 같았지만 민주주의는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었습니다. 5.16 쿠데타로 2 공화국은 몰락하고 군사정권이 들어서게 됩니다. 2년 7개월간의 군사 정권 이후 민정 이양을 통해 3 공화국이 들어서게 되고 4 공화국까지 드라마에서 많이 보아왔던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게 됩니다. 직접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저에게 그 시절의 이야기는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그려집니다. 그 시절을 살아내야 했던 많은 분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버텨 낼 수 있었던 걸까 하는 아련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당연한 자유와 권리가 그 시절에는 많은 부분 허용되지 않았던 것들이었고, 이런 세상이 가능하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그 시절을 살아낸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감사함과 더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 시절에 있었던 많은 공과에 대해서 아직까지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있었던 급격한 경제 발전은 군사정권의 강력한 리더십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와 헌법 정신에 위배된 독재정권이라는 두 관점입니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이 책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 없는 것처럼 훗날의 치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p171 20번째 줄 

 

우리는 결과론적인 함정에 빠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과거의 잘못을 정당화시키려는 저의 모습도 당연하게 만납니다. 매일 밤 떠오르는 어린 시절 잘못했던 혹은 부끄러웠던 장면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저의 머릿속은 밤마다 바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흑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한 개인의 과거이지만 그 사람의 삶의 흔적으로 남아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현재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 영향이 긍정적인 것이 될지 부정적이 될지는 그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알 수 없습니다. 그 당시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이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온 일들도 많이 있었고, 당대의 시대정신에 입각하여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했던 사건이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온 일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고 현재를 묵묵히 견디어 내야만 하는 존재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유구한 역사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역사는 사람들이 살아간 시간의 기록이라는 것입니다. 역사는 그 시기의 중요한 사람의 이름만을 기록하지만 그 이름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 버리고 한명의 정치 지도자만을 기억하게 됩니다. 단 한명만을 위한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수 많은 사람이 공존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 공존을 통해서 우리는 외부세계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공동체를 지켜 나가는 사람 즉 호모 사피엔스인 것입니다. 

 우리는 공존을 위해 우리만의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공동체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 규칙의 이름은 ‘헌법’이며 그 규칙을 통해서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차별받지 아니하며 사람다운 삶을 살도록 서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 규칙은 필연적으로 단 한 명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군사정권과 4공화국 까지의 헌법은 마치 단 한명을 위해 규칙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전에 ‘국가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우리에게 국가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에 대통령은 국민의 힘을 나누어 받아 한 명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권한을 부여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국민으로 부터 나누어 받은 힘을 한명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되어온 지난 역사를 헙법의 역사를 통해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나의 조국의 지난 역사이며 지금의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겪었던 역사였습니다. 

 흑역사라고 해서 외면할 수 없습니다. 헌법의 역사를 통해 공동체를 위한 헌법은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였습니다. 

 

2019/07/29 - [하루 글쓰기/헌법이야기] -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3 - 제 1공화국의 성립과 몰락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3 - 제 1공화국의 성립과 몰락

2019/07/22 - [하루 글쓰기/헌법이야기] -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2 - 나라가 없으면 헌법도 없다.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2 - 나라가 없으면 헌법도 없다.

2019/07/15 - [하루 글쓰기/헌법이야기] -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않는자가 되는 법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않는자가 되는 법

2019/06/27 - [하루 글쓰기/헌법이야기] -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 - 대한민국 헌법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 - 대한민국 헌법

2019/06/22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의 국가 철학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의 국가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