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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실용서

유럽 도시 기행 1 - 유시민과 함께 하는 유럽여행

by jisungStory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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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과 함께 하는 유럽여행

 저는 유럽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대학생 시절 그 흔하다는 배낭여행도 한번 가본 적도 없습니다. 해외여행이라고 처음 가본 것은 직장인이 된 후에 휴가를 얻어 일본에 다녀온 것이 전부입니다. 그 후에 외국이라는 곳을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여유가 닿는 한 다니려고 했지만 아시아를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유럽의 여러 도시들은 저에게 여러 매체를 통해 너무나 익숙하지만 가보지는 못한 상상 속의 공간과 비슷합니다. 

 한참 유시민 작가님의 글쓰기 책에 나온 추천 도서들을 읽어 내던 중이었습니다. 새책 나온다고 여기저기 광고가 나왔습니다. 책만 내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작가님의 책이  절판될리는 없고 해서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읽어 봤습니다. 책을 읽어 보지 않아도 어떻게 진행될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었기에 더 여유있게 뒤로 미루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테네부터 파리까지 여행하는 동안 겪었던 여행지에서의 경험과 더불어 그 지역의 역사까지 함께 서술한 방식이 익숙했습니다. 이것은 “알쓸신잡” 에서 영상으로 접한 익숙한 유시민의 여행법이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면 그 공간이 어떤 곳인지 본능적으로 파악합니다. 위험 한 요소는 없는지 어떤 용도로 만들어진 공간인지 이것저것을 파악한 다음 적응해 나갑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활동은 이런 적응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항상 다른 도시로 여행을 다녀오면 느끼는 것이지만 익숙해질 즈음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의 여행기도 비슷한 감상입니다. 마치 유럽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온 듯 이 책에 다 익숙해지기도 전에 책이 끝나 버린 느낌입니다. 아직 뒤에 더 이야기가 남아 있지만 다 이야기를 들어 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러 도시에서 유시민 작가님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러 이야기들은 아마 혼자 갔거나 이런 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갔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여러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 언젠가 떠나게 될 유럽 여행에 도움이 될 책을 하나 얻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 아테네는 괜찮은 동네에 있는 역사 전문 서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유럽 도시 기행   p20 15번째 줄

 

유시민 작가님이 처음 선택한 유럽 여행지는 아테네였습니다. 유럽 사상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도시를 서점으로 비유하셨습니다. 유시민 작가님에게 유럽의 여러 도시는 서점이나 도서관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도시에 기록되어 있는 여러 역사들은 문자뿐만이 아니라 다른 상징으로 기록되어 있어 그것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해석 기법이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의 지적 경험이 그런 상징들을 작가님의 시각으로 읽어 낼 수 있는 틀이 되어 주는게 아닐까 합니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탄툼 비데무스 콴툼 쉬무스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라틴어 수업 p214

 

 여기에서 라틴어 수업에서 읽었던 문장이 다시 떠오릅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세상에 대한 시각적 정보 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살아오면서 축적된 많은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그 세상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비로소 의미가 생깁니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고스란히 제공합니다. 그 사람의 삶을 통해서 얻은 지식으로 다양한 역사로 성장한 도시를 해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새로운 견해를 제공합니다. 

  작가님의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텍스트(text)보다는 콘텍스트(context)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영어 단어를 들이 대는 것이 조금 탐탁치 않을 때도 있지만 굳이 영어를 사용하는 이유도 있으시겠지요. 컨텍스트 (context)는 우리나라말로 문맥 혹은 맥락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단절된 현상이 아니라 연결되는 서사 속에 그 의미가 녹아들어 있다는 단어입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 사물의 맥락적인 의미보다는 단편적인 그 모습에 몰두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통해 사물의 맥락을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보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사실 유시민 작가님에게 기행문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느낌이 학구적이고 책을 많이 읽는 듯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힘은 대단 해서 이제는 여행을 다니는 작가님의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아마도 그런 대중의 기대를 읽어 내서 출판사에서 이런 기획을 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그리고 로마 여행에서 아는 신부를 초대하는 장면에서 “저녁값은 제가 아니고 출판사에서 내는 겁니다.”라고 진담 반 농담 반 섞인 말로 신부님을 안심시키는 장면에서 좀 부러웠습니다. 

 이제는 저도 유럽 여행을 계획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게 아닌가 합니다. 

 유시민 작가님과 함께 유럽을 여행할 수 있었던 ‘유럽 도시 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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