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인문학

훈민정음 해례본 - 한글은 누구의 것인가?

by jisungStory 2019. 7. 18.
반응형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은 누구의 것인가?

 "저는 한국인입니다."  외국인에게 저를 소개할때 제일 처음 꺼내는 말은 저의 국적을 소개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에게 굳이 저의 국적을 소개 할 필요는 없겠지만 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제일 앞에는 저의 국적을 말하게 됩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것에 감사하고 있지만 그중에 제일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만의 문자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숨 쉬듯 당연하게 사용하는 한글이지만 이 글이 만들어질 600년 전에는 글을 읽는 것은 상당한 고급 기술이었습니다.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은 그런 문자를 백성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당시 한자는 공부를 많이 한 사대부들도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었기 때문에 백성들이 사용하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도 문자를 만든 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여러 나라에서도 로마자를 기본으로 하는 알파벳을 자신의 언어에 맞게 개량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우리나라도 한글이 지금처럼 일반화되어 사용되기 시작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뛰어넘어 세종대왕은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어 한글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왕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활용하여 당시 조선에 널리 퍼뜨렸습니다. 

 역사적인 그리고 학술적인 가치를 저의 짧은 소견으로 다시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저는 한글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창제의 원리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개인적인 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한글이 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해설서



 첫 번째는 배움입니다. 한글은 표음문자로 배우기 쉬운 문자에 속합니다. 현대 한글은 닿소리 14자와 홀소리 10자만 일단 외우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본 틀 안에서 수많은 변주가 이루어지며 문법이 만들어집니다. 덕분에 한글로 만들어진 책은 읽기가 쉽습니다. 책을 읽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문자로 쓰인 책들을 읽어 보면 우리의 한글로 씌여진 책이 얼마니 읽기 쉬운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한자로 씌여진 책들은 한자 고유의 여러 의미들을 알고 있지 못하면 읽기 힘듭니다. 그리고 일본어로 씌여진 책은 한자와 섞여 있어 혼동 스러울 뿐만 아니라 소리문자도 두 종류나되기 때문에 배우기도 번거롭습니다. 
 
 한글은 그 자체로 배우기 쉬울 뿐 아니라 한글로 씌여진 책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배우는 것을 매우 쉽게 만들었습니다. 일단 글을 이해하고 나면 다양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보의 성격과 저자의 성향에 따라 매우 어렵게 씌여진 책들도 있지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우선 첫 문을 연것 이기에 그 이후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 가는 독자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아직 문자가 없어 정보의 전달이 어려운 나라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정보의 유통은 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기록입니다. 저는 한글을 통해 저의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합니다. 그저 생각만 하고 있는 것보다 기록하다 보면 생각이 더 잘 정리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저의 기록을 통해 저의 생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기록해 두고 며칠 뒤에 다시 그 기록들을 검토해서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저의 사고는 훈련되고 발전합니다. 한글은 그 자체로 역사이고 기록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기록을 통해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합니다. 

 저는 활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지배 이념은 헌법으로 써져 있으며 이 역시 한글로 씌여져 있습니다. 수많은 법 조항들과 규칙들이 글로 적혀 있으며 우리는 그 글의 통제를 받으며 사회를 이루어 나갑니다. 그리고 그 글에서 규정한 것들을 위반했을 때 여러 경고를 받게 됩니다. 기록의 힘은 인간을 발전시키는 것 뿐안 아니라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쩌면 이런 문자의 힘을 알고 있었기에 그 옛날 사대부들도 한글의 창제를 반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는 정체성입니다.  그 민족의 정체성은 그 민족의 언어에 있습니다.  언어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상호 변화해 나갑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와 사용하는 어휘를 들어 보면 대충 그 사람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있겠지만 그 개성을 넘어선 공통된 유대감 또한 언어를 통해 계승 발전됩니다. 한글은 한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식민지배 당시 일제는 한글을 파괴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한글을 지켜 내었고 더욱 발전시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한민족의 정체성은 한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한국어로 이야기하며 발달된 스마트 폰으로 한글을 전송합니다. 한글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하며 유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이라는 지역적인 한계를 넘어 다른나라에서도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한글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 훈민정음 해례본 관련 여러 뉴스 들을 보며 의문이 생겼습니다. 한글은 누구의 것인가? 과연 한글이 누구의 소유일 수는 있는 것일까? 훈민정음 해례본 그 책은 누군가 소유할 수는 있겠지만 한글은 그 누가 소유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세종대왕께서 한글은 백성을 위해 만들었다 명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으니라. 그래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내가 이것을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 해례본 해설서 p.138

 

 이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한글을 통해 수많은 가치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가치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며 한글이 그 어떤 특정 개인의 것이 될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글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훈민정음 해례본이었습니다. 

 

2019/07/15 - [하루 글쓰기/헌법이야기] -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않는자가 되는 법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않는자가 되는 법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권리 위에 누워 잠자지 않는 자가 되는 법 얼마 전 헌법을 읽어 보았습니다. 총 130조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헌법은 모두 읽어 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번 읽어..

jisungs.tistory.com

2013/09/01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세종의 공부

 

세종의 공부

오롯이 제목때문에 읽게된 책이다. 세종의 치적의 전반적인 내용을 지식경영을 중심에 두고 내용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세종의 업적들은 그의 끝임 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통해서 얻어진 것들이 었다. 단순히 공..

jisungs.tistory.com

2013/02/11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 실록

 

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 실록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에서 부터 시작된 세종에 대한 의구심 지속적인 관심속에서 찾아낸 책이라서 인지 애증이 섞인 책인다. 드라마를 본 이후 일년여 동안 세종과 관련된 서적을 찾아 헤맸지만 자기개발 서..

jisungs.tistory.com

2012/06/30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세종처럼

 

세종처럼

세종처럼 - 저자 박현모 미다스북스 조선을 설계한 왕 세종 그의 업적을 정리하여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세종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왕이 되어서 그의 철학까지 잠시나마..

jisungs.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