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인문학

오카다 토시오의성인을 위한 교양 일본에니메이션 편

by jisungStory 2019. 3. 23.
반응형




오카다 토시오의 성인을 위한 교양 

일본 애니메이션편


 저는 만화를 좋아 하는 사람입니다. 아주 어릴때 부터 만화를 보며 성장했고 영상 매체의 보급이 이루어지는 시대에 맞물려 애니메이션도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어릴때 인상 깊은 만화라고 한다면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같은 일본 만화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한국 만화들도 많이 보았지만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건 어쩔 수 없이 일본 작품들인 것 같습니다. 


 어린시절에는 이것이 일본 만화다 한국만화다 라는 인식 조차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좋아 하는 이 작품들에 대해서 좀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으면 됐지 라는 생각으로 보았던 작품들이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보았을때 다른 의미로 읽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만화를 볼줄만 알았지 해석까지 할 만큼 일본 문화에 대한 지식이 깊지않기에 언제나 처럼 책의 도움을 빌리고자 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오카다 토시오의 성인을 위한 교양 일본 에니메이션’이라는 책입니다. 오카다 토시오씨는 일본의 가이낙스 사의 창립맴버로 창립때 부터 1992년 까지 사장직을 맡았다고 합니다.  가이낙스는 한국 방송에서도 방영한적이 있는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나 ‘신세계 에반게리온’같은 유명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낸 회사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일본 애니메이션 계의 거장 같은 분의 해석이다 보니 일반인의 시선으로는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어 지금까지 보아왔던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경험도 다시 돌아 보게 되는 기회 였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일본 문화가 수입되는 것이 불법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지 문방구 같은 곳에서 불법 해적판 만화책을 많이 팔았습니다. 대부분 아이들 손바닥 만한 작은 것이었습니다. 제가 읽은 것은 드래곤볼의 해적판이 었습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번역과 편집이 엉망이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드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린마음에 재미있게 본 기억입니다. 곧 학년이 올라가면서 정식수입된 만화들이 들어 오면서 전체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어린시적의 그 아련한 기억은 추억으로 포장되어 귀엽게 남아 있습니다. 


 경제발전의 축북을 받은 어린시절 덕분에 저는 어른 세대에서 일찍 접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혜택을 받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당시 선진 문화였던 일본문화가 그 한축이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제가 살던 마산은 일본에 가깝기도 했고 일제시대의 영향으로 일본에 살고 있는 친척이 있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으니까요.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성장하면서 만난 많은 친구들이 그런 일본 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들고온 음악들 만화책들 게임들은 대부분 일본의 그것에 기반을 한것들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와서는 그런일이 거이 없었지만 중학교 때에는 거의 매일 친구들과 만화나 게임을 하며 놀았던 것 같습니다. 


  성인으로 성장해서도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추억은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예전 만큼 챙겨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재있다는 작품이나 유명한 작품들은 찾아 보려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그나마 예전의 향수와 함께 휴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이런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찾아 볼때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작품들을 챙겨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린시절에 봤던 작품들을 다시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마녀 배달부 키키’라는 작품을 다시 보았는데 어릴때 보았던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던 만화속 세상이 그 안에 녹아 있는 다른 이야기들도 이해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어린시절 재미있게만 보았던 많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들이 사실 그 이야기 너머에 들려 주고 싶은 철학이나 의미가있었다는 것에 잠시 멈칫했습니다.어릴때 아무런 판단 없이 외우듯이 이야기를 흡수 했었는데 시간이 흘러 성인의 입장에서 본 그 작품들은 단지 어린이용 작품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깊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고서 그리고 ‘직장인의 책읽기’라는 팟캐스트를 듣고서 다시 본 ‘마녀배달부 키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꽤나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릴때 보았던 많은 하야오의 작품들은 그저 아름다운 동화속 이야기 같았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그 안에 치열한 어른의 세상이 녹아 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키키의 모습이 저의 처지와 그 만화를 그렸을 하야오 감독의 모습이 묘하게 겹치는 것 같았습니다. 재미있는 작품은 커서 봐도 재미있더군요. 


 비교적 얼마전에 개봉한 ‘너의 이름은.’ 이라는 작품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저 일본에 있었던 대지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 아닌가 라는 정도로 짧게 생각 했었는데 그것은 그저 저의 짧은 식견이었습니다. 감독은 ‘무스비’라는 것을 통해서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세계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 뿐만 이 아니라 <너의 이름은.>애서 보여준 아름다운 작화들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너머 드라마와 영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정도 였다고 하는 군요. 

 

 해설가의 해석을 듣고 느끼는 그런 영향이라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 업계에 있지 않고서 단지 번역된 문장만으로 ‘대단하다’라고 하는 것은 저에게  ‘천오백년 전에 고구려라는 나라가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했다.’ 정도의 감흥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구려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니고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니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은 그런 현실적이 계산을 모두 빼고서도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다시 볼만한 작품입니다. 


 이 글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해석이 아닌 책에 대한 리뷰 인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냐고 묻는 다면 저는 망설일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일본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철저하게 애니메이션 덕후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애니메이션을 즐기면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은 너무 치열하게 분석해놓았고 자세하게 나열해 놓았습니다.  사람들의 추억에서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어도 될 곰인형을 팔과 다리를 따로 때어내어 이 팔은 이런 역할을 하고 저 다리는 이런 역할을 해 라고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것 역시 이 분 나름의 철학과 경험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고찰하는 것이나 탓을 할 수는 없겠지만 애니메이션에 조회가 깊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는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딸아이가 잠들고 나면 어릴때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하나 다시 꺼내 보아야 겠습니다.  저의 추억을 소환해준 ‘오카다 토시오의 성인을 위한 교양 일본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