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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실용서

올드독의 제주 일기 -제주 살이의 환상과 현실

by jisungStory 2019.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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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제주일기 


제주 살이의 환상과 현실 


 저는 제주도를 사랑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들은 그것 만으로도 제주도에 반할 만한 곳입니다. 오롯이 여행자 로만 만난 제주는 더할나위 없는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직도 제주도 여행의 추억이 저에게는 제주에 관련된 유일한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저 같이 제주에 반한 사람들이 최근에 많습니다. 들불 처럼 번지는 ‘제주 한달 살이’ 는 간단한 검색 만으로도 그 관심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로 이주 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덜 벌고 조금더 행복한 삶을 제주에서 꾸려가는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저에게 꿈같이 다가 옵니다. 


 이 책도 그런 제주 살이에 부러움을 받을 만한 분의 이야기 입니다. 네이버에서‘올드독’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정우영작가의 제주 생활기 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자는 책의 첫장에서 제주도에 관한 환상을 깨뜨림으로써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는 제주의 땅 값을 끌어 내리기 위해 썼는지도 모르겠다. 라는 문장을 통해 많은 매체들을 통해 보여지는 환상적인 제주의 모습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고 하신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주의 땅 값을 보면 저자의 의도는 실패한게 아닌가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퍽퍽한 식어 버린 시루떡 같은 하루 일상을 떠나 쉬고 싶을때 쉬고 일할때는 여유롭게 일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환상 말입니다. 그런 환상을 채워주는 가장 알 맞는 곳은 아마도 제주도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너무나 유명한 여자 아이돌 가수 출신의 셀럽이 제주에 이주 한 것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출연한 프로그램이 흥행하면서 그런 바람을 부채질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때가  이미 정점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많은 제주의 여행책들이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고 해도 사람이 몰리는 곳이 어떻게 변해 버렸고 어떻게 버려 졌는지 말입니다.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도 처음에는 제주 처럼 아름다운 곳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을 많은 한국의 고향들이 점점 도시화 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편리한 대로 그 곳은 편집되고 정리 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일전에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서울의 청담동을 들른 것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 곳 어느 한켠에 비석이 있었습니다. 청담 이라는 곳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이름을 가진 맑은 개천이 흐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 논리에 밀려 아름다운 개천과 들은 사라지고 지금의 아스팔트 도로과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선 한국에서 손꼽히는 비싼 땅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곳에 터전에 살고 계시던 분들에게 개발에 따른 이익이 돌아 갔겠지요. 하지만 그곳의 비석에 적힌 문구 하나는 아직도 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실향민’

 

 비석을 세우신 분들은 몰라보게 변해 버린 자신의 고향을 두고 자신들을 실향민이라고 지칭하고 있었습니다. 개발과 보존의 가치는 언제나 개발 논리에 밀려 왔고 그 결과 눈부신 경제 발전과 가난을 어느 정도 떨쳐 낼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상실감과 피해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었습니다. 


제주를 바라 보는 저의 마음이 꼭 이미 변해버린 청담동을 바라 보는 그 실향민들과 비슷하다고 하면 표현이 될까요? 제가 처음 제주에 들러서 사랑하게 되었던 제주는 이제 서울의 어느 이름 모를 동네가 되어 버린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아련한 마음을 뒤로하고 저에게는 아직도 제주 여행의 추억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 쉬고 싶을 때는 제주도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 한권이 바로 이 '올드독의 제주일기'입니다.


 올드독의 제주 일기 는 제주살이에 대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도시에 평생 살아온 사람이 제주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조심해야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삶의 이야기를 통해 소소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평소에 막연히 그렇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찬찬히 설명해주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저에게는 ‘해녀’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 있었습니다. 어촌계에서 운영되는 ‘해녀학교’와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 환상과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힘들때 제주관련된 책을 이것 저것 꺼내어 읽어 보곤 하는데요. 특히 올드독의 제주일기에는 자주 손이 갑니다. 힘들때는 문장을 읽는것 자체가 힘들과 짜증날때가 많은데요. 그럴때는 그림이 많은 책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만화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자신의 특기인 그림실력을 통해 마치 동화책 처럼 이 책을 꾸며 놓았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제주에서의 감정들을 찬찬히 펼쳐 놓은 듯한 그의 그림을 보면서 비록 몸은 제주에 있지 않지만 제주에서 보았던 것들을 다시 떠올려 보는 상상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게 저에게는 휴식이 되더라구요. 


<이런 소소한 일러스트는 그림일기를 훔쳐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합니다. >


 최근 들어 많은 매체를 통해 점점 변해 가는 제주의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제가 사랑하는 곳이다 보니 더 그런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파괴될 때로 파괴 되버린 제주의 자연과 점점 육지의 그것과 비슷해져 가는 많은 것들이 제주 만의 정체성을 지워 나가는 것 같아 항상 마음 아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게 없어 더욱 슬픈 것이 현실입니다.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고향이 되어준 제주에게 먼저 감사하며 제주 살이의 현실과 환상을 조금이나마 알려준 올드독 작가님에게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제주가 생각 날때 마다 꺼내어 읽는 책 ‘ 올드독의 제주일기 ‘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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