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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by jisungStory 201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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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있어


 겨울입니다. 겨울은 한해를 마무리 하는 계절이자 다음해를 맞이 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학생시절에 겨울은 설렘이 가득했던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한해가 지날때 마다 새로운 다음해에가 있었고 그 해에는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시간을 통과 하는 그 순간에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모르고 지냈습니다. 아마 소중한 것들은 옆에 있는 순간에는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직장인이 된 저의 겨울은 이제 더이상 설레임도 기대도 없는 계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계절에는 매년 냉정한 평가와 스트레스 만이 난무하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만이 계속될 뿐입니다. 그 어떤 따뜻한 기운도 느낄 수 없는 이 계절에서 고장나 버린 몸을 이끌고 서점을 찾았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언제나 찾는 서점에서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가 책을 한권 골라 잡았습니다. 평소에 읽던 새로운 정보가 가득한 기술서적, 자기 개발서 가 아니라 그 어떤 카테고리로 나누어야 할지 애매한 동화책 같은 책을 하나 골라 잡았습니다. 

 사실 저는 '곰돌이 푸'라는 만화를 한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어릴때 어느 방송채널에서 방송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저의 시간과는 맞지 않는 곳에서 방송을 했고 지나가면서 짧은 영상으로 본적은 있지만 제대로 시청한 기억은 없습니다. 어린이 동화 같은 애니메션이라서 이미 로봇만화에 심취해 있었던 소년기의 제게는 심심한 내용 이어서 더 챙겨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십년 넘게 지나 어느 서점에서 만난 곰돌이 푸의 푸근한 미소는 찌들어 있는 저에게 잠시 나마 미소 짓게 하고 날카롭게 서있는 감각들을 무장해재 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때 이 책의 핵심 문장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저만의 한문장을 찾기 위해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책이었습니다. 오히려 책의 거의 모든 문장이 마음에 와서 위로해주는 것들이 었습니다. 

 " 좀 처럼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는 잠시 생각을 내려 놓으세요"

 " 가끔은 아이 처럼 생각해 보세요"

 " 나를 사랑 한다면 어쨌든 즐겁게 살 수 있어요"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집에 돌아 와도 나를 위로 해주는 사람 한명 없을때 허무한 감정을 끌어안고 몇시간 쉬고 나면 어느 새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어 버립니다. 헛헛한 마음에 무언가 나를 위한 활동을 해보고도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지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티비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가 잠이 올때 까지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지요. 그런 하루의 반복이 결국 나를 소모 시키고 정신이 소모된 다음에는 몸이 병들기 시작합니다. 그런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한 삶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저의 세상에서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소모적인 삶 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서는 어딘가에 나의 이야기를 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 마저 여의치 않을때는 이런 위로가 되는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곰돌이 푸'가 가진 일러스트의 힘이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짐을 느낍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흔해서 뻔해 보이는 문장들이 그림과 어울려 묘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 처럼 위압적이지도 않고 나이든 선배의 꼰대 같은 지적질과도 다른 느낌입니다. 곰돌이 푸가 건네는 문장은 무언가 따뜻하게 안아 주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아마도 수천 수만권의 자기개발 서적들이 나와 있고 그 수천 수만가지의 자기개발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개발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휴식이 필요 합니다. 이 책은 그런 휴식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하고 , 공부하고 ,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모두 '멋진 하루를 보냈어' 라고 스스로 위로 할 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닐까요? 제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 하게 고민하게 해준 책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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