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인문학

오직 독서뿐 - 조선 지식인들의 독서 전략

by jisungStory 2018. 10. 22.
반응형


오직 독서 뿐 

 

조선 지식인들의 독서 전략

 책을 계속해서 사고 읽기를 반복하다 보면 자신의 기호를 알 수 가 있습니다. 스스로 미처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 하는지 알게 되기도 합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으로 조선에 대해서 많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유교문화를 익혔고 한글을 읽히고 잘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한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뿐 조선의 핵심적인 철학과 그 시대의 정신적인 유산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제가 조선의 지식인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정약용' 선생님의 일화를 듣게 되면서 부터 였습니다. 그저 '목민심서'나 '흠흠신서'같은 책을 지으셨다. 정도로 교과서에서 배우고 넘어 갔었는데 그 분의 지적인 깊이와 삶의 여정을 알게 되면서 조선의 지식인에 대한 이해가 완전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도 그 연장선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제가 처음 정약용 선생님에 대해 소개 받은 책은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이라는 책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 책의 저자가 바로 '정민'교수님이 셨습니다. 한양대학교에서 국문학과 교수님으로 재직 중이신 교수님은 정약용 선생님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삶의 여정과 지적 성취에 대한 책을 많이 쓰고 계십니다. 교수님의 노고 덕분에 저는 한자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도 그 시절의 이야기를 편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예전의 조선의 지식인들은 독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지금과 같이 인터넷과 유튜브가 없던시절 배움의 유일한 길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스승을 찾아가 문하생으로 배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리적 한계와 생계 문제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배움에 장애물이 었을 것입니다.  거의 유일한 지식 습득의 창구인 독서를 어떻게 대했는가는 그 시절 지식인들의 배움에 대한 생각을 가늠해 보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 독서에 대한 지식인들의 철학을 집대성 해놓은 책입니다. 

 조선의 유명한 지식인들의 책을 모두 읽어 보고 독서에 대한 내용을 찾아 내어 기록한 이 책은 교과서에서 배운 여러 학자들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허균', '이익', '박지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같은 분들의 말씀도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분들이 생소한 이유는 그 당시 책들이 한자어로 쓰여졌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이 분들의 엄청난 지적 수준에 비추어 볼때 어려운 한자어들이 많이 씌어 있고 그 것을 해석해 내는 것은 학자의 수준이 아니고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해설서 등을 통해 그 분들의 말씀을 전해 들을 수 있고 또 배울 수 있습니다. 항상 저는 현대에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해박해 지는 것이다.

讀書者怡神上,其次受用, 其次淹博.

오직 독서뿐 - 이덕무[이목구심서]

"독서의 보람은 어디서 찾을까? 첫번째는 이신이다. 책에는 정신을 기쁘게 만드는 성문과 작용이 있다. 좋은 책은 마음을 가뿐하게 해준다. 좋은 책은 사람을 고양시켜 큰 뜻을 품게 만든다. 좋은 책은 나를 어제 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책에서 얻은 것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것으 그 다음 문제다. 써먹으려고만 읽는 것은 나쁘지만, 읽기만 하고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없다면 그것 또한 죽은 독서다. 책을 읽어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식견이 높고 넓어지는 것은 생각지 않은 소득쯤 된다. 나를 즐겁게 만들고, 나를 깨어나게 만드는 독서를 해야 한다."

- 오직 독서뿐 p 269


 이덕무 선생님의 문장에 정민 교수님의 해설을 읽고 있으니 스스로의 독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는 최근에 책읽기를 거의 새로운 기술의 습득이라는 관점에서만 대해 왔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쯤으로 생각한 것인데요 그렇게 책을 읽다 보니 책을 읽는 것이 피곤해지고 점점 멀리하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에게 책읽기는 즐거운 취미 활동이었는데 저의 생각의 변화가 저의 즐거운 책읽기를 앗아가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책읽기를 대하던 저에게 일침을 날려주는 문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독서여야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즐겁고 재미가 있어야 책읽기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괴로운 독서는 그 자체로도 독이 되어 돌아 옵니다. 피곤함과 더불에 스트레스도 쌓이니까요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독서 거기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즐거운 독서는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때로는 만화책 같은 즐거움을 위한 책읽기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만화책에는 즐거움을 주는 스토리와 그림 뿐만 아니라 작가의 철학이 함께 녹아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작가의 세계관을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소설도 좋습니다. 다양한 세계를 간접 체험하는데 소설 만큼 좋은 장르도 없을 것입니다. 저도 이제 자기개발 서적 과 인문학 서적 뿐만 아니라 다른 책도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기술과 관려된 책만 읽다 보니 독서에 대한 자세가 즐거움과 멀어져 있었던 것 같네요. 

 이 책은 전체가 조선 지식인들의 책읽기에 대한 경험을 소개한 책입니다. 소설처럼 처음 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겠지만 공부나 독서가 시들해졌을때 마음에 드는 문장을 찾아 가볍게 읽어 보고 자신의 지금까지의 태도를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는 쉼표로도 좋은 책입니다. 그동안 지친 저에게 작은 쉼표를 선물해준 책 '오직 독서뿐'이었습니다. 


2018/09/30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유배지에서 보낸 정약용의 편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