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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by jisungStory 2018.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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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이번 제주 여행에서 모셔온 책입니다. 익숙한 얼굴이 띠지에 있어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효리네 민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과학자로 그 곳에 잠시 머물렀던 분이었습니다. 과학자라는 직업이 흔한 직업이 아니고 어린이의 꿈 처럼 환상에 쌓여 있는 부분이 많아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살면서 한번도 과학자를 만나 본적이 없어 감히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과학자에 대한 저만의 개념이 생겼습니다. '코스모스'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과학자는 우주를 해설 해주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탄툼     비데무스  콴툼    쉬무스

우리가 아는 만큼, 그만큼 본다.

 '라틴어 수업'에서 배운 문장입니다. 사실 이 문장은 오래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을때 이미 알고 있었던 문장이지만 그 원류가 라틴어였던 것은 라틴어 수업을 읽으면서 였습니다. 세상에는 재밌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원류를 알아갈 수록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것들이 넘쳐 납니다. 과학자들은 그런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저 같은 일반인들은 제주도를 몇번이나 보고서도 '대단하다' '멋지다' 와 같은 감탄사 밖에 말하지 못하는데 과학자들은 그 자연의 생성배경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나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연을 해설해주고 이런 교양서적으로 알려줍니다. 어쩌면 과학자의 역할은 인류의 지식 총량을 늘리는 소명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제가 사랑한 제주도의 다른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유명한 여행지라서 수려한 자연환경이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 입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라서 육지와는 다른 생태계를 갖고 있다. 라는 것은 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실제로 제주도를 눈으로 본 사람이라면 그 모습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가 옆에서 이 대단한 자연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설명해 준다면 또 다른 장면이 펼쳐 집니다. 수년전 저는 '환상 숲'이라는 제주도의 곶자왈을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문경수 탐험가도 책에서 그 곳에 다녀 왔다고 합니다. 그 곳은 사유지인 숲이지만 해설자분이 그 곳의 곶자왈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냥 수풀 더미인 그 숲이 어떻게 만들어 졌고 이 나무 한그루 한그루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마냥 지나쳤던 제주의 자연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책에서도 설명하고 있지만 '갈등'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른쪽 방향으로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칡넝쿨과 왼쪽으로 줄기를 감고 올라 가는 등나무의 모습이 마치 사람사이의 갈등관계와 비슷해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 줄기는 서로 마주보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줄기를 감다가 결국 죽어 버린다. 하지만 줄기가 섞여서 만들어진 부엽토는 또 다른 식물의 영양분 역할을 한다.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p. 203


 지나가면서 바라 보면 그저 나무에 다른 줄기 식물이 자라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말 일이지만 그 속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나면 지나가는 나무 한그루 풀 한그루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런 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 안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한라산과 거문오름 만장굴 같은 곳은 너무나 익숙하고 유명한 곳이지만 정작 그 자연을 통해 읽어 낼 수 있는 이야기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 웅장한 자연의 풍광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이렇게 그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연유산은 변하지 않으니 비슷하겠죠. 자연을 보고 느끼는 건 개인의 몫이지만요."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p.236 


 탐험대의 팀장님과 나눈 대화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보아온 제주도는 어쩌면 제가 보고 싶은 모습만의 제주는 아니었을까 합니다. 아름다운 모습과 휴식을 할 수 있는 곳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 또 제주도 입니다. 일전에 읽은 '제주 역사 기행'에서의 제주도와 '진짜 제주'에서의 제주도도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었으니까요. 여행이라는 건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곳으로 같은 장소로 가더라도 그 날의 그 곳은 여행자에게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까요. 

 과학자의 입장에서 제주도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알아 갈 수록 매력적인 섬 제주도를 탐험할 수 있는 책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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