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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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쓰게 된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저는 책과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에서 책을 고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낯선곳에서 만난 책은 비록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라도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책은 제주도 여행가서 산 책이야”

어쩐지 책을 사기 위한 핑계 처럼 들리기도 하고 자랑 같기도 하네요. 그렇습니다. 이 책은 제주도 여행에서 고른 책입니다. 이미 김중혁 작가님에 대해서는 여러 채널을 통해서 들어 본적이 있고 이 책 소개도 받았습니다. 언젠가 읽어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 놓고 잊어 버린지 몇달은 된 것 같습니다. 그 책을 제주의 ‘만춘서점’에서 샀습니다. 마치 오래전 잠깐 만나고 헤어진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랄까요. 다시 헤어지기 싫어 얼른 모셔왔습니다.

저는 글쓰기 관련 책을 예전에도 몇권 읽었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와 ‘유시민의 글쓰기 강의’같은 베스트 셀러 부터 문법 책까지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그런 책을 읽는 다고 해서 글쓰기가 늘지는 않습니다. 결국 글쓰기는 잘쓰든 못쓰든 직접 써봐야 느는 것이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사는 것을 멈췄습니다. 하지만 김중혁 작가의 ‘무엇이든 쓰게 된다’는 글쓰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 도 있지만 그 너머 창작이 대해서 이야기 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국한된 책이 아니라고 느낀 이유는 책의 중간 중간에 들어 있는 그림들 때문이었습니다. 예전에 ‘표현의 기술’ 같이 유시민 작가의 글과 정훈이 작가의 그림이 함께있는 구성의 책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상당히 독특 하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그림마저도 김중혁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하니 더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런 창조적인 매력 외에도 김중혁 작가님을 좋아하기된 저만의 이유가 있다면 저 역시 애플 제품의 팬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오랜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해 왔고 애플의 생태계안에서 글을 쓰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애플펜슬로 직접 그림까지 그리신다고 하니 저도 아이패드 프로를 질러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아직 고장 나지 않은 저의 아이패드가 참 대견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 많은 만큼 마음이 드는 문장도 많았습니다. 첫 문장에 대한 이야기 , 문장이 아니라 문단이 중요하가는 작가님의 말씀이 심장 깊이 쑥 찔러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수많은 문장을 뒤로 하고 제가 고른 문장은 다음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분리 시키는 일이고, ‘나’와 ‘나를 바라보는 나’가 대화하는 일이므로 ‘나를 바라보는 나’가 존재하는 순간 누군가를 의식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대단치 않은 리뷰 이지만 매일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리뷰를 적지 않았다면 이 책이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더 이채로운 체험은 며칠 뒤에 일어 납니다. 이 글을 다시 읽는 나를 통해서 입니다. 지금 써놓은 글을 다시 읽음으로 저는 저를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 보기 됩니다. 그 때는 어색한 문장도 눈에 들어 오고 잘못 쓰인 단어도 보입니다. 그 때 잘 못된 것들은 수정합니다. 글을 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이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보이는 것은 한발 물러서 다시 글을 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는 좀 더 나 답게 살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보다 좀 더 나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그것이 글쓰기가 주는 가장 큰 효용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왜인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생깁니다. 독특한 구성과 작가의 역량이 더해져 이 책만의 개성이 잘 살아 난 것 같습니다. 정말 무엇이든 쓰게 해주는 책 ‘무엇이든 쓰게 된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