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와 기계의 원리

현대인들은 수많은 도구를 활용하여 편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도 이 글을 쓰는데 저도 모르게 수 많은 기술들을 활용하여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컴퓨터 뿐만 아니라 키보드 모니터 인터넷 등등 수많은 기술들이 이 글을 쓰는데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는 이 기술들의 원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도구와 기계의 원리' 입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저'(이하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박사님의 추천도서 였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 떨어지면 들고갈 한권의 책으로 이 책을 뽑으셨는데요. 그때 부터 어떤책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방송의 여파였는지 한동안 품절 상태 였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도 한동안 구할 수가 없어 포기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점 투어를 하는 저에게 진열되어 있는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과학 서적인것 같은데 어린이 도서로 분류되어 있더군요. 그래도 저에게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 책을 집어서 집으로 모셔 왔습니다.

<작가님의 정성이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책의 처음 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집니다>

이미지로 책을 봤을때는 글이 많은 책인줄 알았는데 사서 펼쳐 보니 그림으로 원리를 설명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전체가 모두 그림으로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책을 읽었습니다. 원리를 하나 하나 설명해주는 책이다 보니 굳이 처음 부터 읽어 나갈 필요도 없는 책이었습니다. 내가 궁금한 것들을 우선 찾아서 읽어 보아도 되고, 심심할때는 여기 저기 뒤적 거리며 그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책이었습니다.

그림으로 된 그림책이라서 어린이 도서로 분류되었던 것일까요? 그 원리를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물리학 부터 화학까지 기본적인 과학상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어 보지 않은 분이 책의 표지만 보고 분류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어린이 도서라고 해서 어른이 읽으면 안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가끔 이렇게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책읽기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책장을 하나 하나 넘기다 보면 경외심마저 듭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는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들을 하나 하나 그림으로 표현한 작가의 정성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이 정도로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 했을 겁니다. 이 분들은 왜 이렇게 까지 원리를 파고 들어 책까지 만드셨던 것일까요?

아마도 저의 추측입니다만 즐거우셨던게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대해서 알아 간다는것 자신이 모르는 것을 하나 하나 정리 해 나간다는 것에는 생각보다 보람과 즐거움이 많이 따라 옵니다. 저만 해도 제가 읽은 책들에 대해 하나 하나 정리 해 나가는것이 즐겁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그 에 대한 감상을 하나 하나 정리 해 나가는것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즐거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신 작가님도 자신이 그 동안 공부해왔던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하면서 즐거움을 느끼신게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즐거움 만이 이 책의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문과생과 이과생을 나누는 교육환경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 구분법은 교육에서만 적용되는 것일뿐 실제로는 나뉘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살면서 터득한 지식이 조금 차이가 날 뿐이겠지요. 그런 지식의 차이를 메워줄 훌륭한 책이 이미 우리들의 앞에 있습니다.

공학을 전공하고도 평소의 삶에서 공학과 동떨어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저의 정체성을 잊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이 책을 꺼내어 뒤적 거립니다. 제가 한때 가슴 두근거리며 바라 보았던 수많은 공학 기술들의 기억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지치고 휴식이 필요 할때는 애써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책들 보다 이렇게 보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휴식이 되어주는 책 ' 도구와 기계의 원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