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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한비자

by jisungStory 201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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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과 '강의'를 연달아 읽고 나서 읽기 시작한 책이 '한비자'였습니다. '논어'나 '장자'는 일전에 읽어 본적이 있었지만, 한비자는 이름은 알지만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책이어서 읽어 보고 싶었습니다. 전국시대 '법가'사상을 완성시킨 사람의 책인만큼 그 위용도 대단합니다. 총 55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고 한글로 번역된 분량도 거의 백과 사전을 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을 한글 번역하신 김원중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한글로 번역된 고전들이 많은데 김원중 교수님 같은 분들께서 노력해주신 덕분인것 같습니다. 

 한비자의 내용이 방대하고 그 깊이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전체를 다시 되새겨 보는 작업은 저 같은 일반인이 하기에는 버거운 것입니다. 다만 전체를 다 읽고 하나의 편을 통해 지난 경험을 비교해 보는 것은 이번 리뷰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관심있게 읽은 편은 제 28편 공명 편이었습니다. 
 
  요컨대 한비자가 추구하는 세 가지 강령은 법을 숭상하고 권세에 맞기며 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한비자 p.427(해제)

 위 문장은 김원중 교수님이 이 편 앞에 붙이신 해제의 일부분 입니다. 한비자는 국가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세가지 요소를 위와 같이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의를 강조했던 맹자와는 달리 법을 제일 상위에 두고 있습니다. 법치국가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당연하게 받아 들이는 것이지만 실제 현실에서의 적용은 아직도 그 원칙을 지킨다는 당연한 사실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현실에서는 법 보다는 술에 더 가까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고 그 원칙을 강조하는 것 만으로도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분류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법과 술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권세 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법 과 술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 나가야 할지는 항상 숙제로 남는 것 같습니다. 


 현명한 군주가 공적을 세우고 이름을 떨치는 방법에는 네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천시(하늘의 때)이고, 둘째는 인심(백성의 마음)이며, 셋째는 지능(재능과 능력), 넷째는 시위(권세와 지위)이다.


한비자 p.428

 학생의 신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면 '뭐 이런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하고 흘려 들었을 말이 직장인으로 살면서 하나 하나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현실의 어려움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지식으로 아는 것 보다 체험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군주라는 단어에 '나'를 대입해 놓고 생각해 본다면 과연 저는 저 네가지중 가지고 있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요?

 한비자가 강조한 첫번째는 현대의 말로 '타이밍'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별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인생의 타이밍을 만나는 것은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그 타이밍이라는 것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지나고 나서야 그 것이 기회임을 깨닫고 후회했던 기억들을 누구나 경험합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자신을 탓하며 후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뒤에 따르는 세가지 방법도 함께 준비 해야 합니다. 

 인심은 좁게는 내 가족의 마음이 될 것이고 넓게는 친구와 사회에서의 인식을 말해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지 못하고서야 일에서의 성공의 빛이 바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그 예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업에서 성공했으나 가족을 챙기지 못해 홀로된 가장들, 권력의 정점에 이르렀으나 직원들의 신임을 잃은 사장님들의 예는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세번째 지능은 정말 어려운 것중에 하나 인것 같습니다. 저 또한 프로그램 기술을 익히기 위해 지난 일년간 나름 꾸준히 공부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제대로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모두 인정해 주는 지능을 갖는 것은 몇 번의 시도 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네번째 시위는 그저 권력으로만 해석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노력을 통해 얻은 주변으로서의 인정이 그 사람의 지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고 그 주변사람들의 인정을 바탕으로 기회가 주어지고 그 기회를 통해 일어 설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 네가지가 자연스럽게 물려 들어가야 그 사람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리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고 그 진리를 줍느냐 마느냐는 우리가 선택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공을 세우는 방법이 현실에 대입해 보면 너무나 어려운 숙제가 되어 버리는 것 처럼 삶의 진리는 단순한 원칙을 반복해서 수련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처럼 문제가 풀리지 않는 날은 이렇게 고전을 꺼내들고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을 하나 하나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늘의 이 문장을 통해 내일은 지금의 문제를 좀 더 편안하게 풀어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살면서 한번은 읽어 봐야 할 책 ' 한비자 '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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