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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시민의 교양

by jisungStory 2018.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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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뜬 금 없이 덕밍아웃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들의 목록을 보아 하니 저는 인문학 책을 많이 읽었더군요. (물론 인문학의 범위를 스스로 너무 넓게 설정한 이유도 있습니다.) 공대 출신에 영업사원인 제가 인문학에 이렇게 까지 빠져들게 된 것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구독하며서 부터 입니다. 채사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교양'이라는 단어가 저런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워딩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제목을 지으셨다고 하는데요. 그 제목에 걸맞게 이 팟캐스트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광범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철학으로 시작해서 경제, 역사, 과학까지 지식 전반을 다루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팟캐스트가 흥한 이유는 같이 출연하는 출연자들의 호흡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스스럼 없이 대하고 격렬하게 토론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으로 돌아 와서 제가 이 책을 꺼내든 이유는 앞서 읽은 '라틴어 수업'에서 교수님의 말씀중에 배움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배워야 하는 걸까요? 
그 질문에 대해서 저는 나름 대로 답을 내려 두었습니다. 하지만 배움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은 아직도 그 질문과 답에 대해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채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만 재미없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로서 안타까움이 많은데요. 저는 이 '시민의 교양'을 통해서 왜 제가 학교에서 그렇게 답답함을 느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객관식이라는 평가의 방식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진리가 실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시민의 교양 p.202

 

 지금의 시험도 마찬가지 겠지만 저는 객관식으로된 문제로 평가 받으며 자랐습니다. OMR이라는 답안지에 검은색 싸인펜으로 맞을지 틀릴지 모를 답을 까맣게 칠하던 시험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혹시나 잘못 표기할까봐 긴장하며 답을 했더랬습니다. 물론 그런 긴장의 순간들이 저의 내적세계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너무 편중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세상은 객관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주관식이지요.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 사람과의 대화는 어떤 정해진 틀에 의해서 흘러가지 않습니다. 이 말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대충 예상은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 준비가 의미있게 사용되지는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럴때는 허탈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요. 내일을 예상할 수 있는 도구를 아직 인류는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마음의 평화를 위해 몇가지 역사적 기록들을 통해 간략화 시켜 둔 것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불완전한 인간의 도구일뿐 내일 이 지구에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가 없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미래를 예측해 내는 통찰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 많은 경험을 통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을 준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통찰이 정해진 답을 쫓아서는 길러지는 것이 아닐 겁니다. 수많은 경험을 직접 해쳐나가면서 길러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라틴어 수업을 읽으면서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언어라는 분야는 그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라틴어는 그 문법 체계가 너무 어려워 배우기 힘든 언어입니다. 그럼에도 라틴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 문법을 익히기 보다 현실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그 이야기를 따라 가는 것이 언어를 배우는데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들과 결합되면서 그 언어는 비로소 생명을 얻는 것이지요. 요즘에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라틴어를 아직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의 열정을 통해서 아직 라틴어는 우리의 인식속에서 살아 있는것입니다. 

 시민의 교양에서 말해주는 것은 교육에 관련된 하나의 내용이 아닙니다. 채사장님은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에 걸맞게 전작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2권에서 다양한 사회현상을 채사장님의 시각에서 간략화 시켜서 보여 주셨고. 이 시민의 교양에서 미래편까지 더해서 나름의 통찰까지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 들여질 수 있도록 글을 썼다는 점이 채사장님의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라 보는 나만의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인데요. 채사장님의 시각을 통해 나만의 시각을 길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인문학 '시민의 교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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