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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공산당 선언

by jisungStory 2018.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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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선언

 두려움...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어린시절 부터 받아온 방공교육의 효과인지 군대에서 받은 전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그 모든 두려움이 함께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 만연한 '레드컴플렉스'는 저에게도 에외는 아니어서 이 책을 살수 있다는 사실에도 몹시 놀랐지만 이 말도 안되는 분량에 더욱 놀랐습니다. 그 명성에 비해 너무 짧은 선언문에 잠시 망연자실했습니다. 충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 읽는데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클 수 밖에 없는 공산당 선언이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굳이 찾아 읽은 이유는 그 동안 읽은 책들에서 계속해서 소개 되었기 때문입니다. 채사장의 열한계단,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한는 이 공산당 선언은 역사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그 역사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분단된 채로 남아있고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속에서 7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그 아픔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고 기쁜일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이 사단을 만든 그 근본사상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반으로 나누고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무시무시한 사상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한번 읽어나 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도전하는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크게 먹은 마음 만큼 실망의 마음도 큽니다. 칼 맑스가 물론 엄청난 고민을 해서 작성한 선언문이지만 그 강령은 너무 이상적이고 현실에 적용시키기에는 너무 엉성합니다. 지금의 각종의 법전으로도 제대로 통제하기 힘든 복잡한 현실을 몇가지 강령만으로 개혁하려고한 그 분의 패기는 높게 쳐주고 싶지만 이 글을 쓸 당시의 칼 맑스는 이성보다 감성이 앞섰던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듭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였다.

공산당선언 p.9


 칼 맑스의 사상을 한문장으로 너무나 잘 나타내는 문장이 바로 이 첫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장을 통해 칼 맑스는 자신의 정체성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역사적 근거를 통해 앞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정의로운 사회는 이러하다 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산자계급 그의 말로 프롤레탈리아의 입장에서는 가슴뛰는 일이 었을 것입니다. 이 강령에만 따르면 이런 무지막지한 노동으로 부터 가난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희망들을 독재자들이 자신의 권력의 원천으로 삼았고 그로인해 적어도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역사입니다. 

 지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면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의 통찰력때문입니다. 저는 칼 맑스의 통찰력이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금노동의 한계를 지적한 부분에 있어서는 감탄할만한 통찰이 들어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자본의 착취 구조는 다양한 방법으로 견제되어 왔지만 아직도 그 비대칭적인 사회시스템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칼 맑스의 생각은 자신이 제창한 10가지 방책으로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누진세, 무상교육, 국립은행의 운영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입니다. 결국 칼 맑스의 철학은 자본주의 사회에 흡수 되어 함께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변증법이라는 철학의 사고 방식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정 반 합으로 진행되는 철학의 발전은 너무 오래되서 진부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발전하는 것같다 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왕권 사회와 부딛히는 부르주아 계급으로 인해 왕관사회가 붕괴 되었고 부르주아 계급과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충돌로 인해 세계가 양분된적이 있었으며 그 두 세계의 충돌이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현대는 자본주의가 승리한 세상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자본주의가 초기 나타났던 자본주의라기 보다 자신의 잘못된 지점을 수정한 수정 자본주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수정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빈부의 격차 심화와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인플레이션의로 인해 야기 되는 수 많은 문제들이 아직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반 에 부딛혀 새로운 합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냉전의 그늘아래서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으로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규칙은 이미 낡았고 힘을 잃어 버렸습니다. 학생시절 받은 반공교육으로 공산당을 두려워 했던 제가 공산당선언 이라는 별것 아닌 책 한권을 구매하기를 망설인 것은 아직 저도 그런 그늘 아래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틀을 벗어날 때가 된것 같습니다.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남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역사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받아 들이는 것은 힘들지만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에 불과 합니다. 새로움에 대한 불편함을 넘어서야 더 넓은 광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공산당 선언은 그 명성에 비해 너무 간략한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만큼 그 빈공간을 다양한 저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는 생각의 소재를 제공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에도 이 책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첫인상은 다소 실망했지만 칼 맑스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이게된 책 공산당 선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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