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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퇴사하겠습니다

by jisungStory 201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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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얼마전 부터 인터넷상의 많은 글들이 이 '퇴사'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거나 '퇴사'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글로 많이 채워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퇴사열풍'이라는 단어로 이런 현상을 규정하고자 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단어로 규정할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예전 부터 회사원들은 가슴속에 사표를 한장씩 품고 다닌다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욕망을 표출하며 살았습니다. 다만 경제발전기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 등등 여러가지 사회적 압력때문에 그런 욕망들이 표출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하지만 정보 교류에 있어서 혁명적인 사건이 일어났고 그로인해 다른 사람들 특히 회사를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사하겠습니다." 라는 문장은 무언가 멈칫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하고 싶지만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다는 그런 용기가 두려움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명의 회사원으로서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서 가장 설레는 부분은 작가의 소개란이었습니다. 보통 작가 소개란에는 소설가, 수필가, 시인 등 무언가 우리의 개념안에서 글쓰는 사람이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 합니다. 직업이 있다는 것을 통해 소속감을 보여주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분은 '자유인, 미니멀리스트' 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직업이 없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았다. 는 것을 우리는 '백수'라고 합니다. 저는 비아냥이 섞인 말로 들립니다만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회적인 시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유인'의 타이틀을 내걸고 책을 내는 작가의 모습에 그 어떤 당당함이 느껴 집니다. 물론 그녀의 헤어스타일만으로도 그런 당당함은 느낄수 있습니다. 

 일본의 대기업에 다니던 사십대 여성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느낀 소회를 풀어낸 이 에세이집은 짧으면서도 울림이 남는 문장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일본인의 회사생활도 한국의 회사생활과 다르지 않구나를 느끼면서 회사를 벗어나서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분은 독신이라 더 쉽게 그만둘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그런 의구심은 저의 주관적 차원의 의문일뿐 이십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행복이란, 노력 끝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의외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게 아닐까요? 

<퇴사하겠습니다> p.10  

  대부분의 책은 프롤로그나 작가의 말로 시작하는데 이 책은 프롤로그 앞에도 글이 있습니다.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를 이 머릿글에는 위의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어린시절 학교에서 또는 티비에서 자주 들었던 말, 한국에서도 행복론에 대한 책이 많이 팔릴정도로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유인이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느낀 삶의 소소한 부분에 대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산책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미소에서 계절에 맞추어 나온 무를 요리하면서 그렇게 찾은 소소한 일상이 ‘퇴사’라는 무거운 제목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가볍게 다가와 심장에 푹 꽂힙니다. 


 월급이라는 댓가를 받기 위해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시간, 딸아이와 놀아줄 시간 , 어머니와 이야기할 시간 이 모든 것을 갈아 넣어 지금의 월급이라는 것을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방향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지금 세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은 우리의 행복이 있는 곳이 아니라 세상의 행복이 있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만의 행복을 찾는 지도를 다시 펼치고 길을 따라 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이책도 별 내용이 없는 그런 자극적이 제목의 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제목보다 더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던지는 작가의 철학에 잠시 멈칫하게 됩니다. 어쩌면 인생의 행복은 그렇게 무거운 것이 아니라 가벼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행복에 고민이신 분들은 이 책 '퇴사하겠습니다'를 한번 읽어 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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