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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강의

by jisungStory 2018.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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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

  신윤복 선생님의 강의는 '담론'을 읽고 나서 바로 구해서 읽었던 책입니다. 읽은지 몇년이나 지났지만 고전독법에 있어서 이렇게 쉽게 잘 정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책읽기가 여러권의 책을 읽는 다독에 가깝다 보니 좋은 책이라도 다시 꺼내어 읽는 경우가 드뭅니다. 하지만 고전을 다시 읽기 전에 꼭 꺼내어 읽어 보는 책이 이 '강의' 입니다. 

 일전에 '원칙'이라는 레이 달리오 회장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의 원칙과 일의 원칙을 소개한 책이었는데 그 원칙들을 하나 하나 읽어나가도 보니 어딘가 읽은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삶을 자신 만의 원칙을 세우며 살아야 한다는 그의 삶의 궤적에서 저는 '한비자'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비자를 다시 읽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일전에 한비자를 읽다가 포기한적이 있어 그 전에 개론서인 강의를 통해 감을 잡고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의' 에는 주역 부터 시작하는 제자백가의 주요 사상들을 소개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신윤복 선생님이 직접 강의하신 내용을 녹취하여 수정하신 것이라고 합니다. '담론' 이 고전 독법과 에피소드 중심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처음 부터 끝까지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는 한번도 고전관련 강의를 들어 본적도 없고 배운적도 없기에 이런 개론서가 고전을 읽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는 법가에 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공개원칙 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p.439

 

 신윤복 선생님은 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개의 원칙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원칙'에서도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개방적인 생각을 가져라' 라는 문장에서 '원칙'의 철학의 일정부분이 법가사상과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정한다는 것 원칙을 정한다는 것은 그 원칙하에 정보를 공개하고 그 공개된 정보를 통해 잘잘못을 평가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법가에서의 법도 절대적인 것이라기 보다 현실성에 더 맞추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 당대 철학자들의 고민이 아니었을 까 합니다. 

 장나라에 차치리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의 발을 본뜨고 그것을 그 자리에 두었다. 시장에 갈 때 탁을 가지고 가는 것을 잊었다.(시장의 신발가게에 와서) 신발을 손에 들고는 탁을 가지고 오는 것을 깜박 잊었구나 하고 탁을 가지러 (집으로)돌아갔다. 그리하여 다시 시장에 왔을 때는 장은 이미 파하고 신발은 살 수 없었따. (그 사정을 듣고) 사람들이 말했다. 

"어째서 발로 신어보지 않았소?" 

(차치리의 답변은)

"탁은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지요"

강의 p.451 탁과 발, 책과 현실

 

 헛웃음이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신윤복 선생님도 이 이야기를 자주 인용하셨다고 합니다. 왜 이 이야기를 굳이 강의에 소개 하신 걸까요?  여기서 탁은 곧 책을 의미 한다고 합니다. 현실을 보지 못하고 공리공담을 일삼던 제자백가를 풍자하기 위한 이야기란 것이지요. 여기서 저도 반성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많은 책을 사고 또 그 책을 읽고 한가지라도 더 배우기 위해 글을 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 것이지요. 제가 사는 현실에서 이 책은 그렇게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먹고 사니즘에 있어서 책은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그것은 또 다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책에 의존하여 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책이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책읽기에도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책읽기 인지 아니면 그저 즐거움을 얻기 위한 책읽기인지 자신에 맞는 책읽기를 찾아 그를 통해 한가지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그 책은 그 소임을 다한 것일 테니까요. 예전의 제자백가들 처럼 너무 형이상학적인 토론으로 허비하는 일이 없어야 겠다는 가르침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강의를 통해본 법가사상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법을 통해 세상을 재편하려는 의지를 보연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의지는 한비자가 아닌 이사와 진왕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역사에서 진나라의 중국통일은 큰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상상하기도 먼 옛날에 법과 제도를 통일하고 행정구역을 정비 하는 일은 엄청난 재원이 투입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통일된 재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탓에 진나라의 운명은 짧게 마무리 되었지만 그 족적은 아직도 중국땅에 크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 맞추어 법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법을 글자속의 법 생각속의 법으로만 내버려두지 않고 공개성과 현실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것을 통해 그 마음속의 법은 힘을 갖고 현실에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 법이 현대의 시대정신에 어긋나지 않고 긍정적인 것이라면 그 법이 상상속에서 나와 우리를 좀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너무 법 지상주의로 흐르는 것도 경계해야 겠지만 현실에 휘둘려 자신만의 법을 잊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삶이라는 것은 참 피곤한 것이네요. 여기서 강의에 대한 첫번째 리뷰를 마치고자 합니다. 


2018/09/05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담론

2018/09/01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원칙 (첫번째)

2018/09/04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원칙 (두번째)

2018/09/06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원칙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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