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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아트로드

by jisungStory 2018.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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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로드

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


  나는 회사 차 안에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차가 막힌 것인지 퇴근시간 내가 막히는 시간에 도로위에 잘못 온것인지 앞뒤로 차들이 길게 늘어서 한참을 도로위에 있었다. 라디오를 잘 듣지는 않지만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좀 자주 듣는 편이다. 어렸을때는 그 방송이 재미 없었다. 나이든 아저씨가 하는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를 틀어주는 방송이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도 아저씨가 된 이후에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나를 위로해주는 그리고 예전을 기억해주게 하는 거의 유일한 방송이 되어 버렸다. 그날도 관성처럼 라디오를 틀고 배철수 아저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이번에 게스트는 음악가도 방송인도 아닌 작가 그것도 젊은 화가였다. '김물길'이라는 이름도 이채로운 사람이었다. 

 언젠가 부터 우리나라에는 여행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여행의 형태도 다양해져서 패키지 여행, 테마여행, 크루즈 여행, 배낭여행 까지 사람의 개성에 따라 각자의 스타일 대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나도 여행을 좋아 하는 한 사람으로 매년 한두군데 정도는 여행을 다녀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젊은 작가는 세계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것도 스물넷 아직 대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할 나이에 여행을 준비하고 떠났다고 한다. 어린친구가 참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그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특히 배낭여행은 떠나기 전 설레임이 팔할이다. 떠나는 즉시 고생의 시작이고 강한 동기기 없이는 그 여행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특히 세계여행 같은 장기 여행을 떠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김물길 작가도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 할 수는 없었다. 여행의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고 돈을 모았다고 한다. 책의 중간 중간에 장사를 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도 보인다. 경비 뿐만 아니라 예측을 할 수 없는 수 많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임기응변 식으로 대처 해나가야 한다. 그런 일을 혼자서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해냈다는 것은 대단한것 같다. 

 화가의 책인 만큼 그림이 많은책이다. 그림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책을 보는데 충분히 즐겁다. 그의 그림세계를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정말 다양한 상상과 기법으로 그렸다는 것이 느껴진다. 작가는 여행을 더나면서 두가지 규칙을 세웠다고 한다. 

 첫째. 보고 느낀 것을 매일 그림으로 그린다. 

 둘째. 그림의 재료는 최대한 현지에서 조달한다. 

책안에 소개 되어 있는 다양한 그림이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매일 바뀌는 환경과 소재로 그림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띄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도 여행을 거듭하면서 화풍에 변화가 생긴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뒤로 갈 수록 사물을 그대로 그린다기 보다 작가의 생각을 더해 주관적인 그림이 되는 것 같다. 아마 작가 내적인 변화가 그림에 반영된것 같다. 

  여행이 떠나고 싶을때 마음이 무거울때는 이런 여행책들을 꺼내어 읽는다. 내가 사는 세계에 갇혀 있다 보면 나의 세계가 전부가 되어 나를 갉아 먹기 때문이다. 나를 옭아 매고 있는 각종 사회 규칙들을 모두 집어 던지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홀로 떠나 살고 싶은 욕망이 차오른다. 하지만 현실은 또 어제와 같은 하루를 반복하고 살아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그 안에서 내가 유일하게 마음의 위안을 찾는 것이 이런 책읽기를 통한 간접 경험이다. 언젠가 나도 나의 오롯한 힘으로 먹고 살 수 있을 때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한국이라는 나의 현실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 

 김물길 작가의 아트로드는 나같은 직장인에게 어느 정도의 상실감을 안겨준다. 저렇게 훌훌 털어버리고 날아 오르듯이 이 나라를 떠날 수 있는 자유분방함과 긍정적인 에너지는 나에게 불가능 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다시 잡는다. 지금은 아니지만 매일 나만의 길을 걷다 보면 이 긴 터널도 끝이 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오늘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 하면서  언젠가 나도 떠나 세계 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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