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실용서

린 스타트업

by jisungStory 2018. 8. 13.
반응형

린 스타트업 

 이 책을 언제 어떻게 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느 인터넷 웹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알게된 지식을 교보문고에서 보물찾기를 하다가 발견한 책이다. 책의 내용이 철저하게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가들을 위해 정리되어 있고 그런 구성이 한번에 책을 읽어 나가는 나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아 한번 정도 읽고 그만 책장 어디에 잠자고 있던 책이다. 나는 사업을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내용들이 그렇게 와닿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서 슬렁 슬렁 읽고 넘겼던 책이다. 이 책을 다시 뽑아 든 이유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어서 이다. 최근에는 거의 욕망이 제거된 상태로 삶을 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나가고 퇴근을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쉬는 동안에는 그냥 멍하게 있게 된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의 모습을 보며 생각을 고쳐 먹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길어 봤자 십년안에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강요당할 판이다. 무언가 나만의 무기가 없으면 이 회사에서도 이 사회에서도 생존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지난 책들을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내가 찾을 수 있는 무언가의 지혜가 없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한글을 깨치고 나서 다행히 나는 책을 좋아해서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다. 흔히들 책을 읽으면 똑똑해지고 공부를 잘하게 되며 명석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고 하는데 그것이 뻥이라는 증거가 바로 나다. 책을 지금까지 수백권을 읽었지만 똑똑해지지도 않았고 공부도 별로였으며 특히나 명석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수동적으로 편하게 사는 것이 나의 생존 전략이었으며 목표 였다. 그래서 책을 읽을때도 나의 흥미위주의 책만을 읽었고 책을 읽고 난 이후에 그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을 발전시키거나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없었다. 그 책을 읽는 그 순간의 즐거움으로 족했다. 하지만 이제 그 틀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제 좀 더 능동적인 책읽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사업가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인 만큼 낭만적인 내용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나는 이 방법을 통해서 이렇게 성공다. 나를 따르라~! 라고 외치는 일반적인 자기자랑식 자기계발서의 틀을 쓴 에세이들과는 다르다. 우선 사업에 대한 정의부터 새로 내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가들 특히 IT 창업을 준비 하는 사람들이 제품에 목메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완벽한 제품이 아니라 사업모델을 먼저 만들 것을 제안한다. 어려운 말들이라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잘 포장되어서 그렇지 영업사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제품보다 이 제품을 어디다 팔건지를 명확히 하라는 말인것 같다. 누구에게 어떻게 팔아서 돈을 벌것인지를 먼저 정한 다음에 제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십년 가까이 영업을 뛰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맞는 말인것 같다. 공대를 나온 영업사원으로 살다 보니 두 영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장단점을 비교 하게 되는데 공대생들의 특징은 자신의 전공에 대해 집착 한다는 것이다. 약간 장인정신 같은 것이 있어서 자기가 만드는 것에 애정을 가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팔리는 자신의 제품이 평가 받는 것을 자신의 삶이 평가 받는 것으로 받아 들이는 것 같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제품과 자기를 동일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판매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것은 많이 팔리는 것이다. 고객의 피드백은 받고나서 수정하면 될일 그 이상의 감정 소요는 필요하지 않다. 냉정한가? 돈버는 일은 원래 다 냉정하다. 

 완벽하지 않은 제품을 세상에 내놓고 지속적으로 수정을 반복하는 것 그것이 이 책에서 제시 하는 린 스타트업의 주된 철학이자 방법론이다. 최근에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것도 이 방법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재의 직업을 포기 하지 않고 작은 단위에서 다른 일들을 진행하고 완성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완성도에 대한 책임감은 내려 놓고 즐거움을 우선으로 취미처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그 실패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포트폴리오로 남아서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밑거름이 된다. 그렇게 실패와 시작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가 그 프로젝트는 세상에 나올만큼 완성도가 높여져 있을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프로젝트의 설계자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이 린 스타트 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선순환 구조인것이다. 나 또한 그런 사이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렇게 블로그도 쓰고 앱개발도 공부하고 있다. 둘다 지금까지는 계속 실패만을 해오고 있지만 그 실패 속에서 배우는 것을 토대로 다음 프로젝트를 또 기획하고 실행한다. 언제까지 이 일이 반복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그렇게 소모적인 일인것 같지만은 않다. 지금까지의 나를 돌이켜 보는 기회도 되고 또 즐거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의미로 이 책은 단순히 사업가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짜피 독서라는 활동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에서 다른 방향으로 한번 걸어가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 길과 함께 실패 했을때 어떤 방법을 통해서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 그 모델을 시각화 하는 방법들이 많이 들어 있다. 예를 들면 린 캔버스라고 명명된 표 가 대표적이다. 

린 캔버스 p.60

 어떻게 사업모델을 정해야 할지 모르는 신출내기 사업가들을 위해 눈에 보이는 표로 만들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사실 나는 이런 표를 이 책에서 처음 보았다. 이 표가 말하는 것은 내 사업은 이런 방식을 통해서 돈을 벌게 만들거야! 라고 한번 정의해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계획대로 착착 이루어질 리는 만무하지만 이 책에서 의도 하는 것은 이 표를 한번 만들어 보고 계속해서 실패 하라는데 있다. 그 실패를 할때 마다 이 표는 지속적으로 수정 될 것이고 그 실패가 계속 되는 와중에도 이 사업의 핵심 가치는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캔버스는 설계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아주 어렵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다른 선각자가 만들어 놓은 시장을 유지 발전시키면서 수 천명이 먹고 살고 있는 산업이다. 그동안 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럭 저럭 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나의 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제대로된 업을 하나 만들어 낸다는 것은 수천명을 먹여살릴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 짓눌려 시작조차 하지 못할 필요는 없다. 대단한 사업도 모두 작은 방에서 부터 시작했다. 이제는 대부분의 지구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애플과 마이크로 소프트는 말 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그 시작을 보면 한명의 기업가가 사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작게 시작했다. 시작 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을 읽어 보며 이 책의 다음 버전도 구해서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작에 대해 너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 되뇌이게 된다. 좀 읽기 불편했지만 그 생각 만은 배울 점이 있는 책이었다.


반응형

'jisung's 책읽기 > 실용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의 힘  (0) 2018.08.16
GRIT  (0) 2018.08.14
디지털 노마드  (0) 2018.08.08
나는 4시간만 일한다.  (2) 2018.08.06
숨쉬듯 가볍게  (0) 2018.07.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