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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직장 정리하기

by jisungStory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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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에서 찍은 김녕 해변>


직장 정리하기

  인생에서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작물이나 동물들을 기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물건들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우리는 직업이라고 부른다. 

 먹고사는 문제는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로 한번도 해결되지 못한 숙제 같은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때문에 정치제도가 생겨나고 전쟁도 벌어졌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한 지역이 있으면 그 지역을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권력자들이 수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지금도 그 전쟁은 진행중이다. 

 이 길고 지루한 문제 해결의 역사에서 살아가는 나는 그래도 축복받은 세대에 속한다. 아직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전쟁이 어느정도 마무리된 나라에서 태어났고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보건환경과 식량 공급이 어느정도 해결된 현대의 한반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언론에서 보도되는 취약 소외계층의 여전히 잔인한 현실에서도 한발짝 멀어져 있다. 나는 회사라는 곳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돈이라는 것을 매달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삶의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것은 욕망에서 부터 시작된다.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인간의 고유한 욕망이 나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된 지금은 또 다른 문제를 제기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나의 생각에 대해서 주변에서는 배부른 소리로 치부해버린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지금 쓸데 없는 문제로 트집을 잡는다고 말한다. 그렇다 나는 지금 현재에 대해 트집을 잡고 있다. 잘못된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부정하고 바로 잡고자 한다. 그것이 비록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그런 삶을 향해 나아가는 방향성 만은 포기할 수가 없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지금보다 조금 더 만족 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 나는 노력해야 한다. 그런 노력안에서 나는 발전 할 수 있고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렇게 까지 나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 내가 지금 좋아하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래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직장을 구할때 쉽게 생각했다. 일이 구해지는 대로 일을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직장을 구했다. 하지만 좋아 하지 않는 일을 계속해서 반복 하는 것은 숙련도는 높여줄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피폐해진다. 과거에 직업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없었을 때는 이런 피폐해진 상태로 평생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아마 예전의 평균수명이 짧았던 것도 이런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관리가 없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기록에도 미치광이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오는걸 보면 더욱 이해하기 쉽다. 지금 보다 더욱 가혹한 상황에서 장시간 동안 노출 되어 있으면 미치는 것이 당연하다. 

 고대 부터 이런 문제들이 많이 발생해왔으니 인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종교라는 절대적인 존재를 내세우는 것이다. 일반적인 인간의 힘을 아득히 뛰어 넘는 신적인 존재를 상정하여 인간의 정신을 관리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런 시도는 상당이 성공해서 현재까지 인간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잘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그런 종교의 힘은 쇠락하고 현대에 와서는 더욱 입지가 좁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이제는 자원봉사단체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정치적인힘은 거의 빠진 상태이다. 최근에 언론에서는 종교지도자들의 잘못된 행동들을 연일 보도 하고 있으며 그런 보도를 통해 종교의 입지가 얼마나 좁아 졌는지 알 수 있다.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현재를 벗어난 미래의 두려움은 직장을 절대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고 종교  처럼 자리잡혀 있다. 이미 비뚤어진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모든 이야기들이 비뚤어져 있다. '어디가서 이 연봉에 다시 일 못구한다', '나중에 버티다 보면 네가 이 자리에 와있지 않겠냐?', '밖에 나가면 이만한 일 없다.' 등 모두 맞는 말이다. 어쩌면 부족한 내능력으로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지금의 내 직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안한 이 마음은 왜 일까?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익숙한 생활의 패턴때문에 무력해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존버 만이 답이다." 

 그렇다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반복된 일의 패턴이 지루해져서 그만두고 싶은 일시적인 감정 일 수도 있다. 그런 일시적인 것이라면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일시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감정이라면 오늘이 지나면 없어질 감정이라는 것인데 이런 무기력한 상태가 몇달 동안 지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드는 것은 회사의 선배들이다. 회사의 틀로만 세상을 바라 보는 고정된 시각의 나보다 오래 이 회사에 일한 사람들은 나의 사고도 경직되게 만든다. 세상을 바라 보는 현실적인 시각 보다는 회사가 바라는 시각 만을 강요 받고 살아 가는 이 시대의 가장을 보고 있으면 나도 이렇게 또 십년을 보내고 나면 저렇게 회사가 아닌 세상은 살아갈 능력이 없는 사람을 되어 있을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그리고 회사가 절대적이라는 인식도 상당히 위험하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고정된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이유가 바로  불안정성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합병과 분열을 반복하며 그들만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경쟁 속에서 다양한 가치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정체되어 버린 생명체는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노쇠하기 시작해 결국은 사멸하게 된다. 회사라는 존재도 생명과 같은 순환을 겪는다. 회사는 사람의 인지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산물인만큼 인식 속에서 잊혀진다면 금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인식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도 참 한심스럽다. 

 나는 과연 이 직장 없이는 생존 할 수도 없는 나약한 사람일까? 나는 그 질문에 답을 이제 내려야 한다. 내가 이 일 말고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내가 좋아 하는 일을 해야 할 때가 된것 같다. 물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도 수많은 경쟁자가 있고 이미 좋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실력으로 그곳에 뛰어 드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일이 될것이다. 이미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에 부족한 지식으로 함부로 덤비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이 직장에 머무를 수는 없다. 준비는 언제나 끝 없이 계속 해야 되는 것이고 그 준비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것이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다면 빨리 마무리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 아직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 나의 용기가 부족한 탓이다. 얼른 이 문제를 마무리 짓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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